새 정부 금융위원장에 김석동 기용 유력 검토

입력 2017-06-12 20:00
새 정부 금융위원장에 김석동 기용 유력 검토

가계 빚 등 '시스템리스크' 관리 경륜·전문성 갖춘 정책통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론스타 먹튀에 협조자" 비판 '부담'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기자 = 새 정부의 금융정책을 진두지휘할 금융위원장에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을 기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김 전 위원장은 기획재정부의 전신 격인 재정경제부에서 금융정책국장과 금융정보분석원장을 지내고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을 거쳐 이명박 정부 후반기인 2011년 1월부터 2013년 2월까지 금융위원장을 지낸 금융정책통(通)이다.

김 전 위원장은 한국 경제의 시한폭탄으로 지목되는 가계부채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상황에 대처하고 재벌개혁과 노동개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스템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전문성과 경륜을 갖춘 인물로서 금융위원장 유력후보군에 포함돼있다고 여권 소식통들이 전했다.

김 전 위원장은 과거 금융실명제와 부동산실명제, IMF 구제금융 외환위기, 신용카드 사태 등 경제위기 때마다 대책반장을 맡아 위기관리 측면에서 역량과 수완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와 관련해 새 정부 경제정책 사령탑이 학자 출신인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예산통'으로 분류되는 김동연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으로 구성돼있어 갈수록 복잡다기화하는 금융상황을 이해하고 정교한 정책을 기획해낼 수 있는 '금융 테크노크라트'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여권 내에서 나오고 있다.



그러나 김 전 위원장은 지난 2012년 금융위원장으로 있으면서 론스타가 지배하던 외환은행의 매각을 승인한 것과 관련해 시민단체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지난달 13일 김 전 위원장이 새 정부의 경제정책 사령탑으로 거론되자 "김 전 위원장은 2012년 1월 27일 론스타가 지배하던 외환은행의 매각을 승인함으로써 산업자본으로서 불법적으로 외환은행을 지배하고 있던 론스타의 한국 탈출에 협조한 당사자"라고 비판했다.

금융정의연대도 지난달 17일 김 전 위원장이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데 대해 "심각한 유감"이라고 논평하고 "2011년 11월 궁지에 몰린 론스타를 위해 단순 매각명령을 내려 론스타가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챙겨 4조 7천억을 먹튀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여권의 한 핵심 소식통은 "금융정책을 다뤄본 경륜과 정책 전문성,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 조직관리와 리더십 측면에서 김 전위원장이 높은 평가를 얻고 있어 유력 후보군에 포함된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시민단체의 비판 등 우려되는 측면도 있어 인선을 놓고 내부에서 논쟁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r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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