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체제 BNK금융 이사회 경영진 교체카드 '만지작'
내부 임원들 후보군 거론…외부 인사 가능성 작아
(부산=연합뉴스) 박창수 기자 = 최고 경영진의 구속으로 비상경영체제가 장기화할 움직임을 보이자 BNK금융지주[138930] 이사회가 경영진 교체를 검토하고 나섰다.
13일 BNK금융지주 등에 따르면 이사회는 지난 9일 오후 긴급회의를 열고 새로운 경영진 선임절차 등을 논의했다.
회의에서 이사회는 임원 후보추천위원회 구성 절차와 지배구조법에 따른 후보자 자격 등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가 차기 경영진 구성 절차에 대해 논의한 것은 지난 4월 19일 성세환 BNK금융 회장이 구속된 이후 처음이다.
성 회장 구속 이후 BNK금융은 직무대행을 선임하고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
재판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경영 정상화에 대한 주주와 고객의 요구가 잇따르자 BNK금융 이사회가 경영진 교체 여부를 검토하고 나선 것이다.
이사회의 이런 움직임에 맞춰 BNK금융 안팎에서는 차기 지주 회장 후보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지배구조법에 따라 BNK금융 회장 후보는 지주 사내이사 또는 지주 업무집행 책임자, 자산 5조원 이상 자회사의 최고경영자 등으로 한정된다.
퇴직자를 포함한 그룹 임원 중 회장이 추천한 자도 후보가 될 수 있다.
BNK금융에는 사내이사가 없다. 자산 5조원 이상 자회사는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BNK캐피탈이 있지만 구속된 성세환 회장이 부산은행장을 겸하고 있고 BNK캐피탈 대표 역시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된 상황이어서 후보군은 좁혀진다.
재판 중인 경영진을 제외하면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는 BNK금융 지주 회장 권한대행인 박재경 부사장이다.
박 부사장은 BNK금융지주와 부산은행에서 전략 담당 부장과 임원으로 재임하면서 지주회사 전환, 경남은행 계열사 편입 등을 성사시켰다.
지난해부터는 자금시장본부장을 맡아 BNK금융의 경영 현황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손교덕 경남은행장 역시 후보로 거론된다. 자산 5조원 이상 지주 자회사 가운데 유일한 대표인 데다 역대 지주 회장과 달리 경남은행 출신으로 2014년 취임한 이후 올해 연임에 성공했다.
부산은행장 직무대행을 맡은 빈대인 미래채널본부장도 유력 후보 가운데 한 명이다. 썸뱅크 등 부산은행의 핀테크사업을 주도하면서 은행의 미래 먹거리 준비에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산은행 신금융사업본부장을 지내고 경남은행 미래채널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김석규 부행장의 이름도 거론된다.
퇴직 임원 중에서는 박영빈 전 경남은행장이 차기 BNK금융 회장 후보군에 오르내린다.
외부에서 영입될 수도 있지만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아 보인다.
2013년 BNK금융지주 전신인 BS금융지주 시절 지주 회장에 대한 금융당국의 사퇴 압력으로 관치금융 논란을 겪었던 터라 외부 인사의 영입 카드는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다.
BNK금융 관계자는 "은행의 자율 경영을 중요시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외부 인사가 최고경영자로 올 수 없는 분위기이며 지금까지 그런 움직임도 없다"고 말했다.
pc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