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백록담 남벽정상, 등산로서 영구 제외해야"

입력 2017-06-12 14:26
"한라산 백록담 남벽정상, 등산로서 영구 제외해야"

제주 환경단체 주장…"지형·생태 민감 지역"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제주 환경단체들이 한라산 백록담 남쪽으로 난 남벽정상 구간을 영구적으로 탐방로에서 제외, 보존하자고 주장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과 곶자왈사람들은 12일 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남벽정상 사면은 붕괴가 일어나고 있는 등 지형적·생태적으로 가장 민감한 지역이다"며 이같이 말했다.





남벽정상에는 용암이 분출, 등터진궤 등과 같은 크고 작은 용암동굴궤가 분포해 있다.

구상나무·산개버찌나무·시로미·산철쭉·눈향나무 등 고산식물과 한라솜다리·돌매화나무·한라개승마·한라부추·한라돌쩌귀 등 빙하유존 식물이 자생하는 보존가치가 높은 곳이다.

이들 단체는 "남벽정상은 등산로의 장기간 휴식년제에도 훼손이 진행되고 있다"며 "도가 24년 만에 이곳을 등산로로 재개방하려고 하는 것은 한라산 보전보다는 이용을 우선하자는 매우 위험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남벽정상은 한라산 백록담 바로 밑 남벽 분기점에서 동릉 정상까지 이어지는 약 800m 구간이다. 1986년 등산로가 개설된 후 이용객 증가로 등산로 일부가 붕괴해 1994년부터 출입이 금지됐다.

도는 성판악 탐방로에 등산객이 몰려 주차난·환경훼손 등 각종 문제가 제기되자 등산객을 분산하기 위해 남벽 등산로를 내년 재개장을 목표로 행정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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