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언론 "U-20월드컵 우승한 '어린 사자들', EPL서는 왜 못보나"
우승 주역들, EPL서는 존재감 작아…"젊은 선수들 외면 말아야"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잉글랜드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이 '축구 종가' 잉글랜드에 반세기 만에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우승컵을 안기자 영국 언론들이 환호했다.
언론들은 이 어린 '사자들'(Lions·잉글랜드 축구팀의 별명)이 오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안겨줄 것을 기대하는 한편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이 그동안 자국의 어린 선수들을 중용하지 않았던 데 대해 자성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축구전문 매체 풋볼365의 분석에 따르면 22세 이하 영국 선수 가운데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한 게임 이상 출전한 선수는 41명이며, 경기 시간은 1인당 403분이었다.
이는 이탈리아의 22세 이하 선수들이 자국 리그에서 1인당 평균 546분 뛰고, 스페인은 756분, 독일과 프랑스 젊은 선수들은 각각 765분, 806분씩 활약한 것에 훨씬 못 미치는 수치다.
실제로 결승전 득점의 주인공 도미니크 칼버트 르윈은 지난 시즌 에버턴에서 다섯 경기, 총 346분을 뛰는 데 그쳤고, 주장 루이스 쿡도 본머스에서 네 경기, 431분간만 출전했다.
결승전에서 베네수엘라의 페널티킥을 막아낸 이번 대회 최고 골키퍼 프레디 우드먼은 뉴캐슬에서 벤치에조차 앉지 못했다가 스코틀랜드 킬마녹에 임대된 후에야 처음으로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었다.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번 U-20 우승은 젊은 선수들을 경시하는 프리미어리그에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BBC도 어린 선수들이 프리미어리그에서 충분한 기회를 얻지 못한 점을 지적하며 "최소한 이번 우승으로 일부 구단 관계자들은 밖에서 선수들을 찾는 것이 맞는 일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잉글랜드 U-20 대표팀을 이끈 폴 심프슨 감독은 우승 이후 "이번 우승이 잉글랜드 축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길 기대한다'며 "성인 무대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선수들을 기르는 것이 목표였고, 장기적으로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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