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남부·광명 19만가구 휴일 낮 정전…대피·불편신고 속출(종합2보)
영서변전소 고장으로…낮 12시50분 발생해 1시15분 복구했으나 정전상태 지속
쇼핑객 대피·승강기 정지·영화관 환불 소동…일부 지역은 단수도 겪어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이태수 김예나 기자 = 11일 낮 12시 50분께부터 서울 구로구·금천구·관악구 등 서울 서남부 일대와 경기 광명시 등에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했다.
한국전력과 지자체 등에 따르면 이날 정전은 광명시에 있는 영서변전소에서 하위 변전소로 전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개폐장치에 문제가 생겨 일대 전력공급이 중단된 결과로 파악됐다.
한전 남서울본부는 이에 따라 영서변전소 하위 7개 변전소(시흥·광명·독산·구공·대방·대림·신길)에 속한 서울 금천·구로 일대와 경기 광명·시흥 일대에서 정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한전 측은 애초 피해 가구수를 30만 가구로 추정했다가 19만 가구로 정정했다.
광명시청도 이날 낮 12시53분 영서변전소 기능 문제로 광명시 전역에 정전이 발생했다며 피해사항 신고를 요청하는 공지를 보냈다. 시흥시 일부에도 정전이 발생했다.
국민안전처는 "낮 13시께 광명시 영서변전소 설비고장으로 관악구, 금천구, 구로구 일대 정전 발생, 안전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재난문자를 보냈다.
한전은 정전 직후 단계적으로 복구작업을 시작해 약 20분만인 오후 1시15분 이후 인근 신양재변전소로 우회해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복구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한전은 이날 야간에 문제가 된 개폐장치를 교체하고 정확한 원인을 파악할 방침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한전이 복구를 완료했다고 밝힌 오후 1시15분 이후에도 오후 3시께까지 정전이 이어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한전 관계자는 "대규모 시설이나 아파트 등에는 내부적으로 전기 설비가 따로 있는데 정전 이후 설비를 재가동하는 데 시간이 걸린 탓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들 지역은 신호등 200곳이 정전으로 작동을 멈추면서 차량과 보행자들이 교통 혼란을 겪었다. 주요 도로에서는 경찰들이 수신호로 교통정리에 나섰다.
경찰은 오후 1시13분께 복구를 완료했고 통신 오류가 발생한 6곳은 복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소방당국은 오후 3시 현재까지 서울 시내에서 승강기(엘리베이터)에 갇혔다며 들어온 구조 요청이 82건이고, 이 가운데 실제 출동해 구조한 것은 66건이라고 밝혔다.
변압기에서 불꽃이 튀어 들어온 신고도 2건 있었고 비상 발전기 발전 가동을 화재로 오인해 출동한 사례도 6건 있었다. 소방시설이 오작동을 일으킨 사례로 6건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차량 96대와 인력 382명을 투입해 구조 작업을 벌였다.
실제로 구로구 신도림 테크노마트를 찾은 시민들은 엘리베이터에 갇혀 119 구조를 요청하는 등 혼란을 겪었다. 엘리베이터에 갇힌 한 시민은 호흡곤란을 호소해 병원에 이송되기도 했다.
건물 안에 있던 사람들이 황급히 밖으로 빠져나가느라 소란이 빚어졌다. 건물 내 웨딩홀은 오후 1시에 예정된 예식도 차질을 빚었다고 전했다.
가산 롯데시네마 등 영화관에서도 영화 상영이 중단돼 고객 환불 요청이 이어졌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는 이날 낮 12시 50분부터 오후 1시 40분까지 "신호등이 고장 났다", "엘리베이터에 갇혔다" 등 피해 신고 230여건이 접수됐다.
경기도재난안전본부에도 엘리베이터 구조 등 실제 출동 건수 30여 건을 포함해 모두 180여건 이상 신고가 들어왔다.
정전이 있었던 식당 등 영업점에서는 냉장고가 가동을 멈추고 신용카드 단말기가 작동하지 않아 피해를 봤다고 지자체에 신고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 남부수도사업소에 따르면 동작구 노량진 배수지 정전으로 금천·관악구 일부 지역은 약 20분 간 단수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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