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O 슈팅' 카를루스, 2002년 한일월드컵 때 '약물 의혹'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일명 'UFO 슈팅'으로 유명한 브라질 축구대표팀의 '레전드 수비수' 호베르투 카를루스(44·전 레알 마드리드)가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금지 약물을 복용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카를루스는 근거 없는 보도라며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독일 공영방송 ARD는 11일(한국시간) '도핑 의혹에 쌓인 카를루스'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통해 "브라질 축구가 도핑 스캔들에 휩싸였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우승했던 브라질 대표팀의 수비수 카를루스도 금지약물 복용 의혹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방송에 따르면 브라질 출신 의사인 훌리우 세자르 아우베스는 다양한 종목의 브라질 스포츠 스타들에게 스테로이드와 에리트로포이에틴(EPO) 성분이 들어간 약물을 공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ARD는 금지약물을 원하는 선수로 위장해 아우베스와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몰래 찍었고, 그는 이 자리에서 아우베스는 "카를루스를 치료한 적이 있다. 카를루스가 15살 때부터 나를 찾아왔다"라며 "카를루스는 운이 좋은 선수다. 내가 카를루스의 허벅지 근육을 만들어줬다"라고 말했다.
카를루스는 엄청난 허벅지 근육을 앞세운 킥력을 자랑하면서 브라질 대표팀은 물론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인터 밀란(이탈리아) 등에서 맹활약한 수비수다.
특히 카를루스는 1997년 프랑스전에서 시도한 강력한 프리킥이 골대를 벗어나는 듯하다가 갑자기 휘어 골대로 빨려드는 장면을 연출했고, 당시 이 골은 'UFO 슈팅'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ARD는 "카를루스가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아우베스를 방문해 치료를 받았다"라며 "카를루스가 아우베스로부터 치료받는 장면을 목격한 환자들도 있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카를루스는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ARD가 무책임하게 방송한 내용을 받아들일 수 없다"라며 "절대 금지 약물을 복용한 적이 없다"라고 밝혔다.
그는 "프로그램에 나온 의사의 이름은 내 평생 들어본 적도 없다"라며 "선수 생활 20여 년에 걸쳐 나는 한 번도 금지 약물을 사용한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양성 반응이 나온 적도 없다. 법적인 조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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