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첫 홈런 마레로, 홈 베이스 '꾹' 밟은 사연

입력 2017-06-11 09:36
일본프로야구 첫 홈런 마레로, 홈 베이스 '꾹' 밟은 사연

'누의 공과'로 홈런 취소 이후 다음 경기서 바로 데뷔 홈런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유망주였다가 최근 일본프로야구에서 뛰게 된 외야수 크리스 마레로(29·오릭스 버펄로스)가 두 번 실수는 하지 않았다.

마레로는 10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 돔에서 열린 주니치 드래건스와 홈 경기에서 일본프로야구 데뷔 첫 홈런포를 날렸다.

1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마레로는 0-0으로 맞선 4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좌월 선제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일본프로야구에서 뛴 두 경기 만에 나온 마레로의 첫 홈런이다.

200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5순위로 워싱턴 내셔널스에 지명된 마레로는 2011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으나 기대만큼 성장하지는 못했다.

올 시즌에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개막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으나 고작 15경기에 출전해 타율 0.132, 1홈런 5타점에 그친 뒤 지난달 말 방출됐다.

이후 마레로는 올해 잔여시즌 연봉 40만 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오릭스와 계약해 일본 무대에 올랐다.

11일 스포츠닛폰 등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본프로야구 데뷔 첫 홈런을 친 마레로는 3루를 돌아 홈 근처에 다다르자 속도를 줄이고는 왼발에 이어 오른발로 꼼꼼하게 베이스를 밟았다.

하루 전날의 악몽 때문이었다.

마레로는 일본프로야구 데뷔전이었던 전날 주니치와 홈 경기에서 5회 무사 1루 때 좌측 펜스 뒤로 타구를 날렸다.

하지만 홈 베이스를 밟지 않고 지나쳤다는 판정에 따라 그의 데뷔 첫 안타는 홈런이 아닌 3루타로 기록됐다.

마레로는 실수를 되풀이하지는 않았다.

오릭스가 5-3으로 재역전승한 뒤 마레로는 "기분 좋다. 팀을 돕기 위해 일본에 왔고 첫 홈런을 쳤다"면서 "관중석의 팬들도 내가 홈 플레이트를 밟는지 지켜봤을 거라 생각한다"고 농담을 던졌다.

일본프로야구에서 '누의 공과'로 홈런이 취소된 뒤 바로 다음 경기에서 홈런을 친 것은 1958년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나가시마 시게오 이후 두 번째라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전날 후쿠라 준이치 오릭스 감독이 "심판으로부터 '홈에서 마중 나온 구단 마스코트가 방해된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힌 탓인지 이날은 마스코트 '버펄로 불'과 '버펄로 벨'은 홈 플레이트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다.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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