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24시간 생중계된다면…SNS의 두 얼굴 '더 서클'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자신의 생활을 다른 사람에게 공개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해주는 소셜미디어가 사생활을 침해하고 감시하는 목적으로 악용될 수도 있다.
정부가 아닌 민간의 거대 소셜미디어 그룹이 개인 정보를 장악해 개개인을 통제하는 사회가 올 수도 있지 않을까?
오는 22일 국내 개봉하는 '더 서클'은 관객에게 이런 질문과 경고를 던지는 영화다.
세계 최대의 소셜미디어 기업인 '서클'의 최고경영자 에이몬(톰 행크스 분)은 모든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는 투명한 사회가 된다면 범죄가 없어지고 모든 인간이 숨겨진 잠재력을 깨닫게 될 것이라는 믿음 아래 비밀이 없는 투명한 사회를 구현해 줄 '씨체인지'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인간의 몸에 부착된 초소형 카메라를 통해 개개인의 생활을 24시간 생중계하고, 도처에 설치된 초소형 카메라를 통해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공유하는 프로그램이다.
서클에 입사한 사회초년병 메이(엠마 왓슨 분)는 씨체인지 카메라 덕분에 생명을 잃을 위기에서 목숨을 구하게 되면서 에이몬의 철학에 매료되고, 전 세계 2억 명의 서클 유저들에게 24시간 자신의 생활을 생중계하는 씨체인지 프로그램에 자원한다.
메이는 순식간에 SNS 스타로 떠오르고 서클의 핵심 인물이 되어 성공 가도를 달린다. 하지만 자신의 선택이 가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의 삶에 예상치 못한 영향을 끼치고 예기치 못한 사고에 직면하게 되면서 흔들리게 된다.
영화 속에서 서클이 추구하는 사회상은 낯설지 않다. 우리는 이미 각종 목적으로 도처에 설치된 CCTV에 의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 감시당하고 있다. 씨체인지 프로그램은 페이스북 혹은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연상시킨다.
이미 현대인의 일상의 많은 부분을 잠식해버린 소셜미디어가 정보 공유를 명목으로 사생활을 침해하고 감시하는 목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것이 이 영화가 던지는 경고다.
영화가 전하려는 메시지는 분명하지만, 다소 뻔하면서 밋밋하고 촘촘하지 못한 스토리 전개는 아쉽다. 메이가 서클의 철학에 매료되고 변화하는 모습도 그다지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 않는다.
원작은 데이브 에거스의 동명 소설이며, '스매쉬드', '스펙터큘러 나우' 등으로 선댄스영화제에 초청됐던 제임스 폰솔트 감독이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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