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극우 방위상 "도쿄 전범재판 역사관 극복해야" 망언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극우 인사인 일본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이 최근 발간된 월간지 기고문에 태평양전쟁 전범자들을 처벌한 극동군사재판의 역사관을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해 각료로서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10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나다 방위상은 '월간 하나다(Hanada)' 7월호에 기고한 고(故) 와타나베 쇼이치(渡部昇一) 조치대(上智大) 명예교수에 대한 추도문에서 "와타나베 선생이 말씀하신 도쿄재판사관의 극복을 위해서도 고정관념에 사로잡히면 안된다"며 "객관적 사실은 무엇인가를 추구하는 자세를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쿄재판은 1946~1948년 태평양전쟁의 전범자들에 대해 열린 재판으로 극동군사재판으로도 불린다. 도쿄재판사관은 일본의 전쟁책임을 인정하는 역사관으로, 일본 우익들은 이를 포함한 기존의 역사관을 부정하는 수정주의 역사관을 강조하고 있다.
이나다 방위상이 글을 통해 추도한 와타나베 명예교수 역시 대표적인 역사 수정주의자 중 한 명이다. 그는 이나다 방위상의 후원조직 '도모미 구미(組)'의 회장을 맡기도 했디.
그는 도모미 구미의 팸플릿에 "일본 정치가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도쿄재판사관을 부수는 지적 능력을 기초로 한 용기"라고 적기도 했는데, 이나다 방위상은 추도문에서 이 문구를 상세히 소개했다.
이 추도문이 주목을 받자 이나다 방위상은 9일 기자들에게 "방위상으로서 이전의 전쟁(태평양전쟁)에 대한 인식을 묻는다면 아베 총리 담화 그대로"라며 "(스스로를) 역사수정주의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아베 총리는 2015년 8월14일 전후 70년 담화에서 "우리나라는 지난 전쟁에서의 행동에 대해 반복적으로 통절한 반성과 진심 어린 사죄의 마음을 표해왔다"며 '과거형 사죄'를 했다. 또 작년 8월15일에는 일본의 가해 책임 인정 없이 "전쟁의 참화를 결코 반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나다 방위상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책임을 부정하고 제국주의 시대의 상징인 교육칙어를 유치원생에게 외우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의 망언을 한 바 있는 대표적인 극우 정치인 중 한 명이다. 그는 작년 12월 현직 방위상으로는 최초로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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