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광' 트럼프의 이틀간 침묵은 측근들 만류 때문
측근들, 코미 증언할 때 측근들 트럼프 트윗 못하게 뜯어말려
카소위츠 변호사, 트럼프에 '코미 공격' 약속해 설득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중단하라는 압력을 대통령에게서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한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향해 직접 반격에 나섰다.
그만의 '대국민 직접소통' 창구인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서다.
의아한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일 코미 전 국장이 의회 서면증언을 통해 이 같은 의혹을 폭로하기 전부터 이날 오전까지 이틀간 트위터에 글을 올리지 않았다는 부분이다.
'트위터광'인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을 통한 간접 소통 대신 직접 트위터에 글을 올리는 독특한 홍보 방식을 고집해온 만큼, 지금과 같은 중대 시국에 이어진 '이틀간의 침묵'은 갖가지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이런 의문에 대해 여권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이 트위터에 글을 올리지 않은 것은 코미의 증언이 끝날 때까지 트윗하지 말아 달라는 측근들의 설득이 통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백악관 고위관계자들과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마크 카소위츠는 정교한 대응을 위해 코미가 증언하는 동안 대통령이 직접 트위터에 글을 올려서는 안 된다고 설득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카소위츠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워싱턴 스타일의 미온적인 방어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함으로써 트위터 사용을 자제시켰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참모와 변호인단이 자신을 적극적으로 변호하지 않는다는 불만을 토로해 왔는데, 카소위츠가 "단순히 대통령을 변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코미의 약점을 공격하겠다"고 약속하자 안심하고 트윗을 중단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코미의 증언이 끝난 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이 직접적인 대응을 삼가는 동안, 카소위츠는 성명을 통해 코미가 제기한 의혹을 전면으로 부인하는 한편, 코미를 '기밀유출' 혐의로 수사해야 한다고 반격했다.
카소위츠는 또 코미가 지난 1월 말 대통령과의 만찬 내용 가운데 대통령에게 불리한 의혹만 공개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개별 수사 대상이 아니다"라고 세 차례 확인해줬다는 내용은 왜 공개하지 않았느냐고 공세를 폈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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