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렵만으로 한계…멧돼지 먹이 주니 농작물 피해 줄어"

입력 2017-06-09 15:21
수정 2017-06-09 16:11
"수렵만으로 한계…멧돼지 먹이 주니 농작물 피해 줄어"

옥천군 역발상 눈길…고구마·당근으로 멧돼지 유인해 효과

(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 옥천군이 농작물에 해를 끼치는 멧돼지를 산으로 유인하기 위한 먹이 공급에 나섰다.





군은 멧돼지 출몰이 잦은 지역에 고구마·당근 등 질 좋은 먹이를 공급해 농작물 피해를 줄이는 실험을 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수렵만으로는 멧돼지 피해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먹이로 유인하는 '역발상'을 한 것이다.

번식기를 맞은 멧돼지가 영양 만점인 먹이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할 것이라는 계산이 발단이 됐다.

군은 지난달 300만원의 예산을 확보해 멧돼지 출몰이 잦은 청성면 화성리와 청산면 교평리의 야산 중턱에 고구마·당근 200㎏을 공급했다. 먹이 주변에는 막걸리를 뿌려 냄새로 멧돼지를 유인했다.

군의 예상은 적중했다.

현장에서 먹이를 먹고 난 뒤 산속으로 되돌아간 멧돼지 무리의 발자국을 다수 확인했다. 먹이 공급 뒤 인근 복숭아밭과 고구마밭의 멧돼지 출몰빈도 역시 눈에 띄게 줄었다.

옥천군은 먹이를 이용한 멧돼지 유인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고 판단, 추경을 통해 먹이 구입비를 더 확보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농경지 인근에 유해 야생동물 자율구제단을 집중 배치해 구제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군 관계자는 "산속 먹이가 충분하면 멧돼지가 농민과 충돌할 이유가 없다"며 "수렵에 들어가는 예산을 줄여 먹이를 공급하는 것도 멧돼지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옥천군은 자율구제단을 투입해 작년에 275마리, 올해 104마리의 멧돼지를 포획했다.

그러나 올해에만 101건의 신고가 이어지는 등 농작물 피해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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