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법원, '영토탈환 무장농성' 필리핀인 9명 사형 선고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2013년 말레이시아령 보르네오 섬의 해안도시인 라하드 다투에 잠입해 영유권을 주장하며 무장농성을 벌인 필리핀 국적자 9명에 대해 말레이시아 항소법원이 사형을 선고했다.
9일 국영 베르나마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항소법원은 자국을 침략한 혐의로 기소된 필리핀 술루족 관계자 9명에게 종신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전날 사형을 선고했다.
사형이 선고된 이들 중에는 '술루 술탄국'의 마지막 통치자를 자칭했던 필리핀 술루족 지도자 자이룰 키람 3세의 조카 아밀바하 후신 키람(54)도 포함됐다.
이들은 말레이시아로부터 보르네오섬 북동부 사바주(州)의 영유권을 되찾겠다면서 2013년초 부족원 200여명을 라하드 다투에 잠입해 무장농성을 벌였고,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술루족 63명과 말레이시아 군경 9명이 사망했다.
술루족의 사바주 영유권 주장은 오랫동안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양국간 영토 분쟁의 원인이 돼 왔다.
필리핀 역대 대통령들은 사바주의 영유권을 돌려받겠다며 종종 말레이시아와 대립각을 세웠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도 작년 5월 당선인 신분일 당시 사바주의 영유권을 되찾겠다고 말해 말레이시아 측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이러한 갈등은 보르네오 섬에 있던 술루 술탄국이 1878년 말레이시아를 식민 지배했던 영국 노스보르네오컴퍼니에 사바 지역의 영구 점유권을 넘긴데서 시작됐다.
이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말레이시아는 그 권리를 이어받아 오늘날까지도 술루 술탄국에 매년 5천 링깃(약 131만5천원)을 지급하고 있다.
키람 3세는 이 계약의 성격이 '임대차'라고 주장하며 사바주의 반환을 요구하다 2013년 10월 신장 관련 질환으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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