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카가 트럼프에 반대한다고?…美국민들 "이제 안 속아"
이방카, 친트럼프 잡지표지 등장 "나는 왜 아빠에게 반대하는가"
美언론 "트럼프, 이방카 말듣고 정책방향 수정사례 없다"…SNS서 풍자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장녀 이방카의 '아빠와 거리두기' 작전이 역풍에 직면했다고 11일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미 연예 매체 US 위클리의 최신호 표지가 발단이 됐다.
이 매체는 이방카를 최신호 표지 모델로 내세워 "나는 왜 아빠에게 반대하는가(Why I disagree with my dad)"라고 적었다.
기사에서는 "이방카가 지난 3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참여한 이래 성소수자(LGBT) 권리부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까지 모든 문제에 관해 트럼프 대통령과 씨름을 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방카가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진 환경문제나 성소수자 문제 중 트럼프 대통령이 정책 방향을 수정한 사례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파리 기후 변화협정 탈퇴를 선언했고, 취임 한 달만인 지난 2월 행정명령을 통해 성전환(트랜스젠더) 학생들이 성 정체성에 맞는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연방정부의 지침을 폐기했다.
미 언론들은 이 같은 사실을 지적하며, 미 국민들이 이방카에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전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이방카가 자신의 가족과 거리 두기를 하려는 것처럼 보이지만 미국인들은 그것을 믿지 않는다"고 전했다.
US 위클리의 표지를 접한 대다수가 이방카를 지지하기보다는 기후변화나 성소수자 보호 법안과 같은 문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는 데 의문을 품는다고 설명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도 "이방카가 인기 없는 대통령과 거리 두기를 하는 것은 자신의 사업체를 경영하는데 아무런 해가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장 비판적인 집단인 백인 대졸자 여성은 이방카의 브랜드가 표적으로 삼는 고객층"이라고 덧붙였다.
WP는 이방카를 표지에 실은 US 위클리가 친트럼프 성향의 내셔널 인콰이어러를 발행하는 아메리칸 미디어에 인수됐다는 사실도 상기시켰다.
아메리칸 미디어의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페커는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친구다.
소셜미디어에(SNS)도 그의 행보를 비판하는 게시물이 쏟아졌다.
"이방카가 이미지를 꾸민다" "이방카 개인의 의견은 중요하지 않다. 무엇을 하는 지가 중요하다"는 등의 반응이 대부분이다.
또한 US 위클리표지에 적힌 문구를 "나는 왜 아빠에게 '조용히' 반대하는가" "나는 왜 아빠에게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척' 하는가" 등으로 바꾼 사진, 'US 위클리를 본 대다수 미국인의 반응'이라는 설명과 함께 배꼽을 잡고 웃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영상 등 다양한 풍자 게시물도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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