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선 미래차 인력양성 경쟁 '불꽃'…한국은 '미지근'

입력 2017-06-10 06:11
미국·유럽선 미래차 인력양성 경쟁 '불꽃'…한국은 '미지근'

산업연구원 보고서…"한국, 가르칠 전문인력도 부족"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미국과 유럽 등 자동차산업 선진국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분야 인력 양성에 앞다퉈 집중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 자동차 시장을 선점해 산업 전체의 파이를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관련 인력 양성 추진 작업이 더뎌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1일 산업연구원 보고서 '미래 자동차산업 인력양성 방향'에 따르면 미국 경쟁력위원회는 최근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인력 양성을 통해 2020년에는 중국을 밀어내고 세계 제조업 경쟁력 1위 자리를 되찾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전기차·자율주행차 분야에서는 기술 개발·생산뿐 아니라 충전 설비, 지능형 도로망, 제품 유지 등 여러 분야에서 많은 전문인력이 필요하다.

우선 미국 정부는 2005년부터 오하이오주립대 등 8개 대학에서 진행하는 전기차 기술 연구 과제를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 과제에는 하이브리드 구동 시스템, 경량화 등 기술 개발 프로그램이 포함됐다.

캘리포니아 데이비스대는 2005년 정부 지원 아래 아예 하이브리드차 연구센터까지 설립했다.

아울러 미국 정부는 전기차 관련 직종 27개를 새롭게 정의하고 육성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미래 친환경차 시장이 급격하게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미리 전문인력 풀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실제로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전기차 생산 증가에 따라 2020년까지 유럽에서만 20만2천명의 고용이 창출되리라 전망했다.

선진국에서는 자율주행차 부문 인력 양성 움직임도 활발하다.

미국 미시간주는 미시간대와 협력해 소프트웨어 개발 등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커넥티드 카·자율주행차 관련 인력 고용은 2012년 8천907명에서 지난해 1만344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 인력 대부분은 생산직이 아닌 고급 연구 인력이라는 점에서 향후 관련 차량 보급이 본격화하면 인력 수요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유럽에서는 영국 재규어 랜드로버가 전기차 사업 진출을 통해 신규 고용 1만명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독일 정부도 자동차 연구 지원 프로그램을 기존 대학 연구소에서 비대학 연구소까지 확대하는 등 인력 양성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관련 전문인력이 크게 부족한 가운데 양성 지원 프로그램도 본격적으로 추진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정부 4개 부처와 16개 기관이 자율주행 기술개발 관련 계획을 세웠지만 비슷한 계획 수립에 285개 이상의 기관이 참여한 미국과는 온도 차가 큰 실정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도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전문인력 양성에 빨리 본격적으로 착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대형 과제를 수립해 연관 분야를 통합해 육성해야 한다"며 "미래차 분야 기술을 가르칠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라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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