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수도 한복판서 아즈텍 신전·경기장 터 발굴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아즈텍 문명의 거대 신전과 공 경기장 터가 발굴됐다고 엘 우니베르살 등 현지언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고고학자들은 전날 멕시코시티 중심지역인 소칼로 광장에 있는 천주교 대성당 뒤편에 있는 옛 호텔 대지에서 발굴한 반원형 형태의 에헤카틀-겟살코아틀 신전 터와 공 경기장을 공개했다.
고고학자들은 신전이 아즈텍 문명이 숭배한 바람 신인 에헤카틀을 기리기 위해 1486년부터 1502년 사이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했다.
발굴 현장에서는 인신 공양 의식에 희생된 것으로 추정되는 32개의 사람 목뼈가 발견됐다.
아즈텍 시대에는 전사들이 엉덩이로 공을 튀겨 원형 모양의 링을 통과시키면 득점하는 방식의 공 경기를 했으며, 제례 의식 때 사람을 죽여 신에게 바친 것으로 역사학계에 보고되고 있다.
고고학자들은 공 경기장의 계단과 관중석 일부만 발굴됐지만, 전체 길이가 50m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직사각형 형태의 평평한 기초 위에 반원 형태로 자리 잡은 신전의 경우 폭 34m, 높이 4m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발굴은 1985년 대지진으로 1950년대에 지어진 호텔이 무너진 뒤 호텔 소유주가 신축 공사현장서 신전 터가 발견됐다고 국립인류역사협회에 보고하면서 시작됐다.
당국은 정확한 일시를 밝히지 않았지만, 발굴 현장을 일반에 공개할 방침이다.
아즈텍 문명은 1520년 스페인 침입 직전까지 멕시코 고원 지역에 발달한 인디언 문명으로, 독특한 우주관에 입각한 인신 공양의 관습을 비롯해 그림 문자, 거석 건조물, 역법 등을 특징으로 한다.
스페인 정복자들은 아즈텍족이 세운 신전과 각종 유물을 흙으로 덮은 뒤 그 위에 건물을 세워 멕시코 전역에서 비슷한 발굴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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