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 "트럼프의 수사중단 요청 명령으로 인식"…첫 육성 폭로(종합2보)
"美정부, 나와 FBI에 대해 거짓말·명예훼손" 해임 한달만에 상원서 세기의 증언
"트럼프, FBI국장 유지해주고 대가 얻으려 해…플린 수사중단 요구 충격적"
"트럼프가 우리 만남 거짓말할 것 걱정해 메모, 녹음테이프 있기를 바란다"
"사법방해인지는 내가 판단할 입장 아냐" 육성 외압폭로에 '탄핵론' 급물살 전망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지휘하다가 해임된 제임스 코미 미국 연방수사국(FBI) 전 국장이 8일(현지시간) '세기의' 공개 증언을 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련 수사중단 외압을 공식으로 확인했다.
코미 전 국장은 지난달 9일 해임된 이래 한 달여 만에 상원 정보위 청문회에 출석해 첫 육성증언을 통해 "해임 직후 미 정부가 FBI가 혼란에 빠져있고 형편없이 지휘됐으며, 직원들이 리더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고 말함으로써 나와, 더욱 중요하게는 FBI의 명예를 훼손하는 선택을 했다"며 "그것들은 의심할 여지 없는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수사중단을 '명령'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요청'을 '명령'으로 인식했다고 밝혀 러시아 수사와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외압'을 공식으로 확인했다.
플린 전 보좌관은 러시아의 미 대선개입 및 트럼프캠프와의 내통 의혹의 '몸통'으로 여겨지는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 대사와 접촉해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 해제를 논의하고도 거짓보고를 한 사실이 들통이 나 경질됐다.
전날 미리 공개한 서면자료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한 수사중단 외압을 행사했음을 시사하고 충성을 요구했다고 주장한 데 이어, 이날 전 세계에 생중계된 공개석상에서 트럼프 대통령 정부의 수사방해 행위를 육성으로 확인함에 따라 미 정국은 큰 파문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증언은 미국 NBC 등 방송 3사와 CNN 등을 통해 생중계되는 등 '슈퍼볼'(미국 풋볼 챔피언 결정전) 중계를 방불케하는 관심을 끌었다. 이른 아침부터 방청객이 줄을 이었다고 미 언론이 전했다.
특히 야당인 민주당을 비롯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코미 전 국장은 "내가 대통령과 나눈 대화가 사법방해의 노력에 해당하는지는 내가 말할 입장이 아니다"라면서도 "나는 그것에 매우 충격받았으며, 매우 우려했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나에게 FBI 국장직을 유지시켜주는 대신 대가를 얻으려 했다고 보는 게 상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독대 대화를 메모로 기록한 배경에 대해서는 "솔직히 그가 우리의 만남의 성격에 대해 거짓말할 것을 우려했다"며 "그래서 그것을 기록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제발, 대통령과의 대화 (녹음) 테이프들이 있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다만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전반이 아닌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FBI 수사에 국한해 중단을 요청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그는 "마이클 플린 전 보좌관이 법적으로 유죄가 될 위험이 있었다"며"트럼프 대통령의 (플린에 대한 수사중단) 요청은 매우 충격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차례 내가 잘하고 있다고 했다"며 "하지만 나의 해임이 러시아 수사 때문이라고 TV에서 밝히는 등 해임 사유가 바뀌어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미 대선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개입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앞서 코미 전 국장은 전날 미리 공개한 서면자료를 통해 "대통령은 플린 전 보좌관에 대한 수사에서 손을 떼주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충성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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