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금리인하 가능성 더 낮추되 테이퍼링엔 선 긋기(종합2보)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유럽중앙은행(ECB)이 주요 정책금리의 추가 인하 가능성을 낮췄다.
그러나 시장의 관측이 지속하는 전면적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에는 일단 선을 그었다.
ECB는 8일(현지시간)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제로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도 각각 현행 -0.40%와 0.25%로 묶기로 했다.
회의 결과를 담은 보도자료에선 '금리를 현 수준이나 더 낮은 수준으로 상당 기간 유지할 것'이라고 표현해온 문장 중 '더 낮은 수준'이라는 문구를 뺐다.
시장은 통화 팽창에서 긴축 기조로 선회하는 흐름의 일단을 시사하는 것 아니냐 하는 분석이 나왔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그러나, 기자회견에서 9월 테이퍼링 가능성을 묻는 말에 "논의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적어도 연말까지 지속하는 국채 매입 등 전면적 양적완화 정책이 종료되기 전에 예금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느냐 하는 물음에도 "없다"라고 답변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드라기 총재가 시장에 만연한 테이퍼링 기대감을 진정하는 데 오히려 신경 쓴 느낌이라는 관전평도 나왔다.
드라기 총재는 다만,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에 대해 하방 리스크를 거론하던 종전 관점과 달리 대체로 안정세를 보인다는 촌평을 내놓았다.
그러고는 2017년 1.9%, 2018년 1.8%, 2019년 1.7%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높였다. 직전 3월에는 각각 1.8%, 1.7%, 1.6% 성장을 예상했다.
그는 하지만, 최근 저유가 여파로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 예측치는 1.5%, 1.3%, 1.6%로 낮췄다. 앞서 3월에는 1.7%, 1.6%, 1.7%로 제시했다.
드라기 총재는 ECB의 2%에 육박하는 물가상승률 목표치 달성 회의론에 관한 질문에는 "물가상승률이 낮아 고용주가 임금을 별로 올리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질 나쁜 일자리와 임시직, 파트타임직도 많다"라며 "인내심을 가지고 일관성 있게 임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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