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성공, 사적 자본시장 역할이 중요"(종합)

입력 2017-06-08 16:54
수정 2017-06-08 16:55
"4차 산업혁명 성공, 사적 자본시장 역할이 중요"(종합)

내달 초 K-OTC PRO 출범 앞두고 기념 세미나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4차 산업혁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사적 자본시장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장범식 금융발전심의위원회 위원장은 8일 금융투자협회가 주최한 '장외주식시장(K-OTC) PRO 출범 기념식 및 국제 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은 여러 산업 분야가 융합해 신산업을 형성하는 과정으로, 산업·기업의 생애주기가 짧아져 적시에 자금조달을 할 수 있는지가 흥망성쇠를 판가름한다"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정책당국이 상장시장 위주의 자본시장 육성책을 장내외 시장간 균형 발전 정책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상대적으로 낙후된 장외시장 제도와 인프라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점차 많은 혁신기업이 주주 간섭과 규제를 피해 상장시장에 진입하기보다 사적(비공개) 자본시장에 머무르려 한다며 2000년 이후는 사적 자본시장이 상장시장보다 더 좋은 투자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 등 해외 금융 선진국은 사적 자본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사적 자본시장의 활성화가 더디다고 덧붙였다.



공유경제의 선두주자로 평가받는 우버나 에어비앤비는 상장 전에 사적 자본시장에서 각각 86억달러(9조5천억원)와 33억달러(3조6천억원)를 조달한 바 있다.

이번 행사는 금투협이 내달초 개설 예정인 'K-OTC PRO'를 기념해 마련한 것이다.

금투협은 작년 12월 K-OTC PRO 개설방안을 마련하고 올해 초부터 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이 시스템은 비상장 기업의 가치평가(밸류에이션) 정보, 인물 정보 등을 무료 제공하고 비상장주식 거래와 관련된 법률자문 서비스도 지원한다.

K-OTC PRO는 거래 종목 진입요건 수준이 높은 K-OTC와 달리 기관 또는 전문 투자자만 참여하고 거래 종목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우리나라의 사적 자본시장은 제도상의 불리함과 정보 부족으로 전체 자본시장의 1%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미미하다"며 '미개척 황무지'라고 비유했다.

그러면서 "싸이월드보다 5년 늦게 시작한 페이스북이 상장 전 사적 자본시장에서 6년간 23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해 10여년 만에 삼성전자보다 큰 시가총액 500조원의 기업으로 성장한 사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행사에 참석한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금융부문의 새로운 활로 개척과 사적 자본시장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김유진 골드만삭스 상무, 루시안 우 HQ 캐피탈 프라이빗에쿼티(PE) 상무 등이 최근 글로벌 사적 자본시장에서 주목받는 세컨더리 펀드(secondary fund·펀드의 지분이나 투자자산을 인수할 목적으로 조성된 펀드)의 장점과 시장 잠재력에 대해 발표하기도 했다.

김유진 상무는 "세컨더리 시장은 거래액이 2015년 160억 달러에서 2016년 280억 달러로 커질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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