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WD에 "주력공장 운영주체는 도시바" 쐐기(종합)
반도체 매각 양보받기 위해 WD와 막판까지 '밀당'
우선협상자 15일 선정 보도에 주가 급등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김윤구 기자 = 도시바(東芝)가 반도체 자회사 매각을 놓고 대립중인 미국 웨스턴디지털(WD)에 대해 "욧카이치공장 운영 주체는 도시바"라고 쐐기를 박았다.
8일 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도시바는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매각과 관련, 주력공장인 미에현 욧카이치공장의 권리가 도시바에 있음을 확인하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WD에 보냈다.
도시바메모리 제3자 매각에 반대해온 WD를 견제해 매각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도시바는 욧카이치공장에서 WD와 협력관계를 유지해왔으며, WD는 이를 근거로 도시바메모리 입찰에서 독점교섭권을 주장하며 5월 15일 국제중재재판소에 매각 중지를 요구하는 중재신청을 했다.
도시바는 서한에서 욧카이치의 토지나 공장 건물, 동력 설비 등이 도시바메모리 소유라고 확인한 조인트벤처계약의 내용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도시바와 WD의 조인트벤처는 기존 공장의 설비투자를 함께 운영하면서 미리 정한 비율로 생산한 메모리의 분배를 받는 권리가 있는 것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WD가 최근 내놓은 욧카이치 신공장(제7공장) 건설 구상을 견제하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도시바와 WD의 조인트벤처 계약은 가장 빠른 것이 2021년말에 기한을 맞이해 이를 계속 유지하려면 양자가 서면으로 합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인식된다.
도시바는 현재 용량을 늘린 차세대메모리 전용 제6제조동 건설을 하고 있지만, 이 제조동에 대해서는 WD와 조인트벤처의 세부내용은 현시점에서 미정인 상태다.
2018년 여름 공장을 완공할 계획으로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따라서 제조설비 발주 등 관련 투자를 도시바 단독으로 진행하는 것도 검토에 들어갔다.
도시바는 WD의 독점교섭권 주장의 근거를 무효로 하기 위해 조인트벤처의 주식지분을 3일자로 도시바 본사로 되돌리는 등의 카운터펀치를 날리는 등 양측의 치열한 밀고 당기기가 계속 중이다.
도시바메모리 입찰에선 ▲ 한국 SK하이닉스 ▲ 관민펀드 산업혁신기구를 축으로 하는 미일연합 ▲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 ▲ 미 반도체기업 브로드컴 등 4진영이 경합중이다. WD는 독자협상중이다.
한편 도시바가 우선협상자를 다음주에 정할 것이라는 보도가 이날 나오자 이 회사 주가는 이날 한때 6.5%까지 상승했다가 5.5% 오른 285.6엔에 마감했다.
로이터는 도시바가 오는 15일 이사회에서 우선협상자를 선정할 것이라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또 브로드컴과 실버레이크의 컨소시엄, 웨스턴디지털과 일본 정부 관련 투자자의 연합이 2파전 양상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브로드컴-실버레이크가 더 높은 2조2천억엔을 제시했기 때문에 "도시바에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웨스턴디지털은 2조엔 미만으로 입찰했으며 낸드 플래시 메모리 3위 업체라 반독점 장애물에 걸릴 수 있다.
앞서 아사히신문은 지난 6일 브로드컴이 우선협상 자격을 얻을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ta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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