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화·상품권·화분…익산시 공무원에 '전방위 로비' 정황
농업회사법인 설립에 '도움'…금품 수수 의혹 공무원 '명단' 확보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전북 익산시 한 공무원이 골재채취업자에게 '뒷돈'을 받은 의혹에 이어 공무원 다수가 이 업자로부터 금품을 챙긴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전북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뇌물 수수 혐의로 익산시 공무원 A(55) 과장 등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A 과장 등은 골재채취업자 B(55)씨가 아내 명의의 농업회사법인을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준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과 익산시에 따르면 농업회사법인은 2013년 10월 정읍시 감곡면에 세워졌고, 2년 뒤 5억원의 정부보조금이 지급됐다.
법인을 설립하는 데 도움을 받은 B씨는 A 과장 등 공무원에게 골프화와 상품권, 화분 등의 '선물'을 건넸다.
이들의 유착관계를 수사하던 경찰은 B씨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공무원들의 명단이 적힌 노트를 확보했다.
노트에는 공무원 이름과 금품 내역, 금품 제공 날짜 등이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공무원들을 차례로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일부는 "대가성이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입건된 공무원 외에 다른 사람들도 금품을 받았는지 조사하고 있다"며 "B씨를 중심으로 한 공무원 사회의 비리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B씨는 석산의 토석 채취를 가능하도록 도와준 A 국장에게 금품 수천만원을 건넨 혐의(뇌물 수수 등)로 불구속 입건됐다.
A 국장은 지난 1월 20일께 B씨의 골재채취업체에 내려진 채석중지명령을 풀어주고 '뒷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 국장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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