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호, 역대 최소이닝 사이클링 히트…두산, 삼성에 설욕
2루타-3루타-단타-홈런으로 KBO 최초로 5회에 대기록 달성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두산 베어스의 좌타 외야수 정진호(29)가 KBO리그 역대 23호 사이클링 히트(한 경기에서 타자가 단타, 2루타, 3루타, 홈런을 모두 때려내는 것)를 달성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정진호는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홈 경기에 2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1회말 2루타, 2회말 3루타, 4회말 단타, 5회말 홈런을 때려 사이클링 히트를 완성했다.
지난 4월 7일 서건창(넥센 히어로즈)이 두산전에서 달성한 이래 올 시즌 2번째 사이클링 히트다.
개인 1호이자 KBO리그 역대 23번째 대기록을 작성한 정진호는 역대 최소 이닝(5회)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종전에는 1982년 오대석(삼성)을 포함해 4차례 6회에 사이클링 히트가 완성됐다.
주전 우익수로 나서던 박건우가 햄스트링 통증으로 빠진 탓에 정진호는 지난 5월 3일 삼성전 이후 한 달여 만에 선발 출전 기회를 얻었다. 박건우의 부상이 정진호에게 뜻하지 않은 선물이 됐다.
두산은 정진호의 신들린 활약을 앞세워 삼성을 9-7로 꺾고 전날 10-12 패배를 설욕했다.
두산은 1회말 정진호의 2루타로 포문을 연 뒤 닉 에반스의 중전 적시타, 김재환의 좌월 투런포로 3점을 뽑아냈다.
반격에 나선 삼성은 2회초 1사 후 3연속 안타로 1점을 뽑은 뒤 계속된 1, 3루에서 이지영의 우월 2타점 2루타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지영의 안타로 기록됐지만, 우익수 정진호가 라이트에 타구를 잃은 듯 공을 쫓다가 주저앉아 아쉬움을 남겼다.
정진호는 수비에서의 아쉬움을 만회하려는 듯 매 타석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정진호는 2회말 중월 3루타를 날렸다. 삼성 중견수 박해민이 몸을 날렸지만, 글러브에 닿지 않았고 그사이 정진호는 3루에 안착했다.
두산은 3회말 상대 실책으로 1점을 더했고, 4회말에는 정진호의 중전 안타를 포함해 안타 3개와 몸에 맞는 공 1개를 묶어 3점을 추가했다.
하지만 삼성은 5회초 두산 선발 유희관의 폭투로 1점을 만회한 뒤 다린 러프의 좌월 3점포로 7-7 균형을 맞췄다.
이때 정진호가 해결사로 나섰다. 정진호는 5회말 2사 1루에서 삼성의 바뀐 투수 최충연의 직구(140㎞)를 통타해 우월 투런 홈런을 터트리고 4타석 만에 사이클링 히트를 완성했다.
4타석 사이클링 히트는 역대 6번째지만 5회에 달성한 것은 정진호가 처음이다.
일찌감치 대기록을 완성한 정진호는 7회말 2사 후에도 좌전 안타를 쳐냈다. 정진호가 한 경기에서 5안타를 기록한 것은 2011년 프로 데뷔 후 처음이다. 종전까지는 3안타 경기만 세 번이었다.
두산 선발 유희관은 6이닝 7실점으로 부진했지만, 타선의 득점 지원을 얻어 시즌 6승(1패)째를 거뒀다.
두산은 유희관이 내려간 뒤 김승회(⅔이닝)-김성배(⅔이닝)-이현승(⅔이닝)-이용찬(1이닝)이 이어 던지며 정진호가 안겨준 2점 차 리드를 끝까지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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