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남자' 지켜낸 레이 前법무차관보, FBI 국장 지명(종합)

입력 2017-06-07 23:13
수정 2017-06-07 23:14
'트럼프의 남자' 지켜낸 레이 前법무차관보, FBI 국장 지명(종합)

트럼프, 코미 증언 하루 앞두고 직접 트위터로 전격 발표

레이 '브리지 게이트' 소송서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무혐의 견인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김보경 기자 = '러시아 스캔들'로 코너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공석인 연방수사국(FBI) 국장에 크리스토퍼 레이 전(前) 법무부 차관보를 전격으로 지명했다.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이 러시아 스캔들을 둘러싼 갈등 속에 파면된 이후 처음으로 미 의회에 나와 증언하기로 한 날을 하루 앞두고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새 FBI 수장으로서 흠 잡을 데 없는 자격을 갖춘 크리스토퍼 A. 레이를 지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인선 배경을 직접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이날의 전격적이고 형식 파괴적인 인선 발표에는 여러 가지 정치적 포석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무엇보다 현재 변호사인 레이 전 차관보가 자신의 최측근 중 하나로 한때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맡기기도 했던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의 정치 스캔들 소송을 맡아 성공적 결과를 끌어냈다는 점이 적잖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신뢰할 수 있는 '우군'이면서 실력파라는 점에 마음이 끌렸을 것이라는 얘기다.

레이는 크리스티가 연루된 이른바 '브리지 게이트' 소송을 맡아 크리스티의 무혐의를 이끌어낸 전력이 있다.

브리지 게이트란 크리스티의 측근들이 2013년 9월 정적인 마크 소콜리치 포트리 시장(민주)을 골탕먹이려고 뉴욕 시와 포트리 시를 연결하는 조지워싱턴교(橋)의 일부 차선을 막아 체증을 유발했다는 정치 스캔들이다.





레이는 조지 W. 부시 정부 시절인 2003~3005년 법무부 형사국 담당 차관보를 지냈고 현재는 법무법인 '킹 앤드 스폴딩'에서 일하고 있다.

레이는 2001년 미국 최대의 기업 회계 부정 사건으로 기록된 엔론 분식회계 사태 당시 관련 소송에서 정부를 대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상원 정보위의 '러시아 스캔들 청문회'가 시작하는 당일, 그리고 코미 전 국장의 증언 예정일을 불과 하루 앞두고 FBI 수장의 빈 자리를 채운 것은 국면 전환을 위한 시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야당인 민주당은 '물타기용 인사'라는 취지의 비판을 내놓고 있다.

상원 정보위 민주당 간사인 마크 워너(버지니아) 의원은 MSNBC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화제를 바꾸려고 시도하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레이를 포함한 유력 FBI 국장 후보들을 면접하면서 최종 검증을 했다고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전했다.

레이 지명자가 FBI 국장에 임명되려면 상원 청문회와 표결 과정을 무사히 통과해야 한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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