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군의회 내분 점입가경…의장 불신임안까지 제기

입력 2017-06-07 17:58
보은군의회 내분 점입가경…의장 불신임안까지 제기

민주당 의원들 "이달 중 사퇴 안 하면 불신임 추진"

(보은=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추가경정 예산안 원안 통과를 둘러싸고 촉발된 충북 보은군의회 내분이 점입가경이다.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며 네 탓 공방을 벌이더니 마침내 의장 사퇴론까지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당열·하유정 군의원은 7일 보은군청에서 기자회견을 해 의장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후반기 군의회가 1년이 다 되도록 상임위원회조차 구성하지 못하는 등 비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고은자 의장의 리더십 부재와 역량 부족 때문"이라고 몰아붙였다.

고 의장에 대해 "자유한국당 입장만 옹호하는 반쪽짜리 의장"이라는 비난도 했다.

이들은 고 의장을 향해 "이달 말까지 사퇴하라"고 요구한 뒤 "그렇지 않을 경우 의장 불신임안을 제출하겠다"고 덧붙였다.

보은군의회는 지난달 보은군에서 요청한 568억원 규모의 추경예산안을 한 푼도 깎지 않고 통과시켰다. 이와 관련해 최 의원 등은 "다수당인 한국당 의원들이 추경안을 원안 통과시키는 조건으로 1인당 1천500만원∼8천만원의 주민지원 사업비를 챙겼다"며 보은군과의 뒷거래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여야는 서로를 비난하는 성명을 주고 받으며 난타전을 펼쳤다.

진흙탕 싸움이 이어지자 고 의장은 지난달 26일 본회의장 신상발언을 통해 "사사건건 트집만 잡고, 의회 위상을 떨어뜨리는 의원들의 행태를 더는 좌시하지 않겠다"고 민주당 의원들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이 의회의 내부갈등은 지난해 상임위원회 구성 때부터 불거졌다. 한국당(6명)에서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을 싹쓸이하자 민주당 소속 의원 2명과 한국당 비주류 의원 1명이 상임위 불참을 선언, 지금까지 파행이 이어지고 있다.

이 의회는 2개의 상임위가 있는데, 각각 의원 정수 5명으로 돼 있어 3명이 보이콧하면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한다.

고 의장은 자신의 퇴진 요구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이 대화를 거부한 채 언론 플레이에 나서 안타깝다"며 "소모적인 비방전을 중단하고, 대화를 통해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고 원칙론을 되풀이했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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