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만의 한인 출신 美연방의원 도전 좌절…로버트 안 낙선
라틴계 고메스 후보에 고배…기성 정치의 벽에 막혀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19년 만에 한인 출신 미국 연방하원의원에 도전한 로버트 안(41·한국명 안영준) 후보가 낙선했다.
6일(이하 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제34선거구 연방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안 후보는 1만3천108표(39.88%)를 얻는 데 그쳐, 1만9천761표(60.12%)를 획득한 라틴계(히스패닉) 현역 주 의원 지미 고메스(42) 후보에게 패배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8시부터 개표가 진행된 지 약 3시간 만에 선거 결과에 승복하고 패배를 인정했다.
안 후보는 조기투표 용지를 개봉했을 때만 해도 49.58%의 득표율로 고메스 후보(50.42%)와 박빙의 승부를 펼쳤으나 본 투표 개표가 진행되자 표차가 벌어졌다.
지난 1998년 김창준 전 연방하원의원이 낙선한 이후 미 연방 상·하원에 단 한 명의 의원도 배출하지 못한 미주 한인 사회는 공동체의 대표자를 연방 의회에 보낼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좌절했다.
현재 미국 연방하원의원 435명 중에는 일본계, 중국계, 베트남계 의원이 있지만, 한인 출신은 전무하다.
LA한인회를 비롯한 한인 단체들은 막판까지 한인들의 투표를 독려하며 선거전에 임했다.
안 후보는 지난 4월 4일 실시된 1차 투표에서 22%의 득표율로 전체 24명의 후보 중 고메스 후보(25%)에 이어 2위를 차지해 결선에 진출했다.
안 후보는 '아웃사이더와 인사이더의 싸움'을 슬로건으로 내걸며 정치 신인으로서 바람몰이에 나섰으나 기성 정치의 벽을 넘지 못하고 고배를 들었다.
34선거구는 로스앤젤레스(LA) 한인타운을 비롯해 다운타운, 리틀도쿄, 차이나타운, 보일하이츠, 하이랜드파크, 이글록 등을 관할하는 선거구로, 하비어 베세라 전 의원이 캘리포니아 주 법무장관에 발탁되면서 공석이 됐다.
이 선거구에는 총 30만6천여 명의 등록 유권자가 있으며, 이 가운데 한인 2만여 명을 포함해 아시아계 유권자가 4만9천여 명에 달한다.
안 후보는 32대 LA 한인회장을 지낸 제임스 안 한인회 이사장의 아들로, LA에서 태어나 에모리대, 서던캘리포니아대(USC) 로스쿨을 졸업하고 LA법원 재판연구원으로 활동했으며 2013년부터 LA시청 도시계획국 커미셔너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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