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다카하마원전 3호기도 재가동…후쿠시마 사고 교훈 잊었나

입력 2017-06-06 20:33
日 다카하마원전 3호기도 재가동…후쿠시마 사고 교훈 잊었나

인근 주민 강력 반발…항의 집회 열기도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후쿠이(福井)현의 다카하마(高浜) 원전 3호기가 6일 운행 중단 1년3개월만에 재가동됐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간사이(關西)전력은 이날 오후 다카하마 원전 3호기 가동을 시작했다. 원전 가동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7일 새벽 핵분열 반응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임계 상태에 도달하게 돼 9일께 발전과 송전 개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카하마 원전 3호기를 포함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현 정권의 원전 재가동 정책으로 멈췄던 원전이 다시 가동된 사례는 모두 5기로 늘었다.

일본 정부는 2011년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 직후 '원전 제로'를 선언했지만, 다음해인 2012년 12월 아베(安倍) 정권이 들어선 뒤 "안전이 확인된 원전은 가동하겠다"며 기존 방침을 뒤집었다.

'신(新)규제기준'을 정해 이를 통과한 원전을 재가동시키는 '원전 재가동' 정책을 펴고 있다.

이런 정책을 통해 지난달 17일 다시 가동된 다카하마 원전 4호기를 비롯해 가고시마(鹿兒島)현 센다이(川內) 원전 1호기와 2호기, 에히메(愛媛)현 이카타(伊方) 원전 3호기가 그동안 재가동됐다.

다카하마 원전 3호기와 4호기는 과거 가동 중인 원전으로는 처음으로 법원에 의해 운전정지 명령을 받은 적 있다.

이들 원전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가동이 중단된 다음 신규제기준을 통과해 작년 1월 재가동됐지만 두달 뒤인 같은해 3월 법원이 "중대한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며 운전중지를 명령하면서 가동이 중단됐다. 하지만 지난 3월 항소심 재판부가 1심 재판부의 판결을 뒤집었고 다시 가동을 하게 됐다.

재가동 소식에 원전 인근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날 원전 정문 앞에는 재가동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모여 집회를 열고 "큰 지진이 일어나면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간사이전력은 올해 가을 이후 후쿠이현의 오이(大飯) 원전 3~4호기도 재가동시킬 계획인데, 이와 관련해서도 안전 대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오이원전은 다카하마 원전에서 불과 14㎞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일본 정부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심사에서 오이 원전 3~4호기가 합격하기는 했지만, 두 원전에서 동시에 사고가 날 경우를 상정한 대책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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