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불 외교가테러 사망자 150명 넘어…대통령, 탈레반에 최후통첩

입력 2017-06-06 20:14
카불 외교가테러 사망자 150명 넘어…대통령, 탈레반에 최후통첩

카불서 첫 '아프간 주도' 국제평화회의 열려…한국 등 20여 개국 참여

치안불안은 계속…인도 대사관저 테니스장에 로켓 떨어져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지난달 31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외교단지에서 벌어진 차량자폭테러 사망자가 150명을 넘어섰다고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이 6일 밝혔다.

가니 대통령은 이날 아프간 평화와 안보 증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대통령궁에서 열린 '카불 프로세스' 국제회의 연설에서 이같이 확인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는 종전에 아프간 내무부가 밝힌 사망자 수 90명에서 대폭 늘어난 것으로 그동안 아프간에서 벌어진 단일 테러로서는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셈이다.

가니 대통령은 "우리는 생존자들의 나라"라면서 "테러범들이 우리 피를 흘리게 할 수는 있지만, 우리의 의지를 꺾지는 못할 것"이라며 테러 근절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이어 아프간 정부와 16년째 내전을 벌이고 있는 탈레반에 평화협상 절차에 들어오라고 '최후통첩'을 했다.

그는 "탈레반에 아프간 정부와 평화협상 절차에 참여할 기회를 주겠지만, 이번이 마지막"이라면서 "이 기회를 잡지 않으면 파국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아프간 국가안보국(NDS)은 외교단지 테러를 탈레반 연계단체인 '하카니 네트워크'가 저질렀으며 파키스탄정보국(ISI)이 이를 지시하고 지원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파키스탄은 이에 대해 근거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으며 탈레반도 자신들은 이번 테러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회의에서 한국, 미국, 중국, 러시아 등 20여 개국과 유엔, 유럽연합 등 국제기구 대표단은 탈레반이 평화협상에 참여하게 할 방법과 이슬람국가(IS), 알카에다 등 테러 단체에 대한 국제적인 공동 대응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샤키브 무스타그니 아프간 외교부 대변인은 그동안 아프간 평화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가 여러 차례 열렸지만, 아프간 정부가 주도해서 아프간 내에서 회의가 개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는 애초 상당수 국가가 본국에서 대표단을 파견할 계획이었지만 지난달 31일 외교단지 테러 이후 아프간 주재 대사 등으로 대표단 구성을 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 진기훈 주아프간 대사가 수석대표로 참석했다.

한편, 아프간 당국은 각국 대표단이 한자리에 모인 만큼 카불 시내 무장 검문소를 확대하고 순찰을 강화했지만, 회의가 진행되던 오전 11시께 카불 주재 인도 대사관저 테니스장에 로켓 한 발이 떨어져 폭발하는 등 치안불안은 이날도 계속됐다.

인도 정부는 다만 로켓 폭발로 사상자는 없다고 밝혔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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