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릴 수도 없고"…트럼프 '트윗 막말'에 美공화당도 시름
코미 공개증언 앞두고 폭풍전야…"트럼프 셀프방어 나서면 사태 악화"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미국을 넘어 전세계를 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 세례'에 미국 공화당 안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오는 8일 열리는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전 국장의 상원 정보위 출석에 전세계의 시선이 쏠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습관대로' 트위터를 통해 '셀프방어'에 나설 경우 사태가 악화할 수 있다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5일(현지시간) 코미 전 국장의 공개증언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보는 워싱턴 정가의 불안한 시선을 다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까지도 오래된 앙숙 라디크 칸 런던 시장과 트위터로 설전을 벌였다.
지난 3일 런던 테러 직후 칸 시장이 "우리는 테러리즘에 절대 겁먹지 않을 것이다. 불안해할 이유가 없다"는 성명을 발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그의 발언을 비꼬는가 하면 이를 근거로 여행금지명령 등 자신의 정책을 정당화해 빈축을 샀다.
'남의 일'까지 끼어들어 트윗을 날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 일을 가만히 보고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러시아의 지난해 미 대선개입 및 트럼프 캠프와의 내통 의혹과 관련한 코미 전 국장의 청문회는 증언 내용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을 사법질서 방해 등의 이유로 탄핵까지 몰고 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여러 차례 트위터를 통해 관련 의혹을 '마녀사냥'이라며 부인해왔다.
공화당 의원들은 그의 이런 반응이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미국 공화당 존 코닌 의원은 "불행히도 대통령은 트위터로 스스로 문제를 키워왔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선 캠프에서 정치자문 역할을 한 배리 베넷은 "중요한 일을 제쳐놓고 매일, 매 순간 다른 일에 신경을 쏟는 것은 모든 걸 망쳐버린다"며 "집중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부 지지자들 역시 그의 설익은 비난이 일의 우선순위를 바꾸고 있다고 본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측근 캘리엔 콘웨이 선임고문의 남편이자 변호사인 조지 콘웨이는 최근 반이민 행정명령을 옹호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겨냥해 "일부를 기분 좋게 만들 수는 있지만 정작 중요한 일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정작 백악관은 크게 귀담아듣지 않는 모습이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부대변인은 "대통령에게 소셜미디어는 매우 중요하다"며 "미디어의 편견 없이 대중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준다"고 밝혔다.
뉴질랜드를 방문 중인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 역시 관련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비롯해 세계와 소통하는 자신만의 방식을 갖고 있고 매우 잘 활용하고 있다"며 "그에게 조언할 뜻은 없다. 이건 그의 문제"라고 답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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