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하던 단비 내렸지만…"가뭄 해갈에는 부족"
농어촌공사 "경기·충남·전남 가뭄지역에 70∼100㎜ 더 와야"
(전국종합=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물이 없어서 그동안 모내기를 못 하고 있었는데 모처럼 단비가 내리네요."
6일 전남 나주시 산포면 들녘에서 얼굴로 흘러내리는 빗물을 닦는 농민 정희철(45)씨의 표정은 밝았다.
이앙기를 몰고 중간중간 모판을 새로 채우는 몸짓에서 흥겨움이 배어 나왔다.
관정을 파고도 물이 부족한 마을 사정 탓에 정씨는 비 소식이 찾아오자 미뤘던 모내기를 하려고 들녘으로 나섰다.
오후 2시 무렵 세차게 쏟아지던 빗줄기는 정씨가 한 마지기 남짓한 작은 논에서 모내기를 마칠 무렵 아쉽게도 그치고 말았다.
정씨는 "면적이 작은 논에나 물을 댈만한 수준"이라며 "이 정도 비로는 가뭄 해갈에 어림도 없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같은 시각 나주시 빛가람동 한국농어촌공사 재난안전종합상황실에서는 근무자들이 전국 저수율 현황을 띄운 전광판 한쪽에 올라온 기상특보를 살펴보고 있었다.
농어촌공사가 측정한 이 날 전국 평균 저수율은 50.1%로, 평년 65.3%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에 머물렀다.
경기 31.8%, 충남 36.5%, 충북 45.9%, 강원 49.2%, 전남 49.8% 등 전국 평균을 밑도는 저수율은 해당 지역의 극심한 가뭄 실정을 나타냈다.
농어촌공사는 이날 내린 비가 농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가뭄 해소에는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공사는 경기 남부와 충남 서부, 전남 남부 등 가뭄이 극심한 지역에 70∼100㎜ 정도의 비가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비가 그치고 나면 기존 하천을 활용해 저수지 물을 채우고, 여유가 있는 지역에서 임시 관로를 내 용수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농경지에서 흘러나온 물을 다시 쓰고 비상굴착 등을 통해 가뭄 해소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상청은 이날 제주도와 남부지방에서 시작한 비가 밤에 전국으로 확대해 다음 날까지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예상 강수량은 제주도 30∼80㎜, 경기 북부·전남·경남·서해5도 10∼40㎜, 울릉도·독도·그 밖의 지역 5∼3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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