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에 신음하는 베트남 하노이…도심 운행제한 재추진

입력 2017-06-06 11:38
오토바이에 신음하는 베트남 하노이…도심 운행제한 재추진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베트남을 상징하는 '오토바이 물결'이 이제는 교통체증과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관계 당국이 해법을 찾는 데 고심하고 있다.

인구 760여만 명의 베트남 수도 하노이시에 등록된 오토바이는 약 500만대로 자동차 55만 대의 9배에 달한다. 특히 출퇴근 시간대는 오토바이가 사실상 도로를 점거하고 매연을 뿜어내는 풍경이 매일 펼쳐진다.

6일 VN익스프레스 등 베트남 언론에 따르면 하노이시 경찰의 지난해 조사 결과 시내 개인용 교통수단의 연간 증가율은 4.6%이지만 도로 등 교통 용지 증가율은 연간 0.4%에 그쳤다. 도로 규모는 그대로인데 차량만 빠르게 늘어나는 것이다.



그러자 하노이시 당국이 작년에 이어 또다시 도심 오토바이 운행금지 방안을 내놓았다. 오는 7월 초 하노이 인민의회(지방의회)에서는 세부 대책을 심의, 결정할 계획이다.

이 대책의 골자는 2030년부터 도심은 물론 대중 교통수단이 원활한 지역에서는 오토바이 운행을 제한하는 것이다. 도심에 진입하는 차량에 통행료를 물리고 주차비를 인상하는 방안도 들어있다.

베트남 최대 도시인 남부의 호찌민시도 오는 10월 하노이시와 비슷한 오토바이 대책을 공식 논의할 계획이다. 호찌민 시에는 약 750만대의 오토바이가 있다.

작년 6월 하노이시 당국은 "2020년까지 하노이에 자동차는 약 100만대, 오토바이는 700만 대로 늘어 교통체증이 매우 심각해질 것"이라며 개인용 차량 억제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당시 대중교통이 주민 수요의 8∼10%밖에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도심 오토바이 운행을 금지하면 약 80%의 주민이 이동 수단을 잃게 될 것이라는 반발이 일었던 점을 고려할 때 이번에 유사한 대책을 다시 추진하는 데 진통이 예상된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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