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외교분쟁 휘말린 카타르 2022년 월드컵 악재
열악한 경기장 건설현장으로 뭇매…대체 개최지까지 벌써 거론
FIFA "조직위와 일상적인 접촉 유지" 원론적 반응…12월 걸프컵도 불투명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등 4개국이 5일(현지시간)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하면서 걸프 지역 긴장감이 높아지자 2022년 월드컵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AFP통신이 5일(현지시간) 전했다.
카타르는 우여곡절 끝에 2010년에 2022년 월드컵 개최국으로 선정됐지만, 지정학적 안전 문제가 계속 제기되고 있고 월드컵 경기장 건설에 북한 등 외국의 근로자들을 열악한 조건으로 투입한 것 때문에 비판을 받아왔다.
작년 4월에는 알 바이트 경기장 건설현장에서 인도인 노동자가 심장마비로 사망하기도 했다.
미국 라이스 대학 베이커 연구소의 걸프 문제 전문가 크리스티안 울리히젠 연구원은 AFP통신 인터뷰에서 "카타르에 대한 집단적인 압력이 커지고 있다"며 "더 지속한다면 (월드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카타르는 지정학적 위치에도 불구하고 안전한 국가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월드컵 개최가 중동 전체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우려를 누그러뜨리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울리히젠 연구원은 "카타르는 다른 대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며 개최지 변경 가능성도 언급했다.
2022년 월드컵 유치전 때는 미국이 카타르와 경쟁에서 졌다.
이번 걸프국가들과 카타르의 외교분쟁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테러에 맞선 양국의 관계 강화를 강조한 뒤 나왔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끈다.
사우디 등은 카타르가 레바논 시아파 무장 정파 헤즈볼라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카타르는 미국, 사우디의 '적성국'인 이란과도 대화 채널을 유지해왔다.
FIFA는 카타르와 "일상적인 접촉을 유지하고 있다"며 사태를 지켜보겠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영국 샐퍼드 대학의 사이먼 채드윅 교수(스포츠산업 전공)는 "이번 분쟁은 리스크 평가와 대응 계획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카타르는 더 자주 이슈가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당장 올해 12월에는 중동 국가들이 참여하는 걸프컵이 카타르에서 열리는 데 정상적인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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