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장사 장성우 '제2의 이태현' 꿈 꾼다
보은 장사씨름 때 아깝게 '대학생 백두장사' 놓쳐
스승 이태현 뛰어넘기 목표…추석 대회서 우승 재도전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이태현) 교수님이 제 롤모델이다. 큰 꿈을 갖고 목표를 향해 전진하다 보면 교수님의 대기록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영광스러운 '제2의 이태현'이라는 호칭이 부끄럽지 않도록 하겠다."
32년 만의 '대학생 백두장사' 탄생이 아깝게 좌절됐던 장성우(20·용인대)는 실패를 거울 삼아 모래판의 최강자 자리에 설 수 있도록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겠다는 포부를 6일 밝혔다.
장성우는 지난 2일 끝난 보은 단오장사 씨름대회 때 백두장사(145kg 이하) 결정전에 진출했지만 손명호(의성군청)에게 1-3으로 져 꽃가마의 주인이 되지 못했다.
소속팀으로 복귀해 담금질을 다시 시작한 장성우는 32년 만의 백두장사 등극 실패의 아쉬움을 잊지 못하고 있다.
만약 손명호를 꺾고 우승했다면 1985년 이만기 이후 32년 만에 대학생 선수로 모래판을 평정하는 새 역사를 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장성우는 "첫 판을 내주고 두 번째 판을 이겨 승부의 균형을 맞춘 뒤 게임 스코어 1-1에서 충분히 이길 수 있었다. 그러나 첫 번째 잡채기 기술이 먹히지 않았고, 두 번째 기술마저 되치기를 당해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선수들보다 중심이 좋아 쉽게 넘어가지 않는 게 내 장점"이라면서 "손명호 선수와 대결에서 힘이 부족하다는 걸 절감했기 때문에 웨이트트레이닝으로 파워를 보완해 올해 추석 대회 때는 최고의 자리에 서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또 다른 꿈은 모교인 용인대 교수로 활동하는 이태현(41) 감독 따라잡기다.
이태현 감독은 지난 1994년과 2000년, 2002년 세 차례 천하장사에 올라 모래판의 최강자로 군림했고, 백두장사 20차례 우승으로 18차례 우승 기록을 가진 '모래판의 황제' 이만기를 뛰어 넘었다.
'제2의 이태현'으로 불리는 장성우도 대학생 장사 최강자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장성우는 보은 장사씨름에서 백두장사를 아깝게 놓쳤지만 대회에 참가한 37명 중 가장 높은 1품에 올랐고, 고교 시절부터 장사급을 휩쓸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키 193cm, 몸무게 134kg의 탄탄한 체격을 바탕으로 올해 회장기에서도 대학부 장사급 1위를 차지했다.
그의 다음 도전은 추석 대회에서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백두장사 타이틀을 차지하는 것이다.
그는 "씨름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이태현 감독님의 뒤를 잇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백두장사에 오르면 곧바로 감독님에게 뛰어가 품에 안기는 상상을 하곤 한다"고 말했다.
이태현 용인대 감독은 "보은 대회에서 (장)성우의 가능성을 많이 봤다"면서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선수다. 열심히 지도해 '제2의 이태현'이 아닌 '제1의 장성우'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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