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공룡' 신세계 스타필드 진출설에 창원 '술렁'(종합)
기존 백화점 5곳·대형마트와 아웃렛 15곳·SSM 34곳…경쟁 격화, 소상인 피해 우려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유통 대기업 신세계가 경남 창원시에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를 조성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자 지역 관련 업계는 물론 정치권까지 술렁이고 있다.
노창섭 창원시의원(정의당)은 5일 열린 시의회 정례회에서 "창원시가 나서 신세계 스타필드 출점을 중단시켜야 한다"는 내용으로 5분 발언을 했다.
노 의원은 "건축 인·허가 단계에서 스타필드 출점을 막기는 힘들다"며 "추진 초기인 지금 창원시가 나서 스타필드 입점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먼저 문을 연 신세계 '스타필드 하남'은 개장 140일만에 방문객 1천만명을 돌파, 하남시뿐만 아니라 경기도 일대 상권을 빨아들이는 실정이다"며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하나가 들어오는 것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 중소상인 역시 스타필드 출점 소식을 듣고 최근 창원시와 정의당 등에 입점 반대 의사를 전달했다.
승장권 창원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시대 흐름상 쇼핑몰 이용 자체를 막을 수는 없지만 외곽이 아니라 시내에 복합쇼핑몰이 들어서는 것은 맞지 않다"며 "창원시가 건축허가를 내주면 안된다"고 반발했다.
지난해 신세계가 의창구 중동에 상업시설용 부지를 매입한 후부터 스타필드 창원 출점설이 돌았다.
신세계 그룹 산하 부동산 개발 계열사인 ㈜신세계 프라퍼티는 지난해 5월 초 군부대가 이전한 후 대규모 아파트 단지 개발이 진행중인 의창구 중동에 부지 3만3천㎡를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해당 부지는 경남 향토사단인 육군 39사단이 함안으로 이전한 후 6천100가구 규모 아파트 단지로 개발되는 곳이다.
신세계 프라퍼티는 창원과학고 맞은편 상업시설 용지 2블록 가운데 규모가 큰 1개 블럭을 통째로 사들였다.
당시 신세계는 복합쇼핑몰을 지을 목적으로 부지를 사들였고 구체적인 개발계획은 세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내부적으로 신세계는 2018년 중순께 건축 인·허가를 완료하고 2018년 하반기에 건축공사에 들어가 2021년 초 상업시설을 개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지매입 당시에는 신세계가 해당 부지를 사들인 사실이 큰 주목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경기도 하남시에 지난해 9월 초 스타필드 1호점이 문을 열고 김충관 당시 제2부시장과 시청 부대협력과 직원들이 올 2월 '스타필드 하남'을 1박2일 일정으로 둘러봤다는 사실이 최근 알려지면서 지역 중소상인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창원시는 스타필드 입점에 필요한 건축허가 등 인허가 신청이 전혀 접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창원시 관계자는 "신세계가 땅만 사놓고 아무런 행정 행위를 하지 않는데 창원시가 먼저 나서서 스타필드 진출 여부를 말하기는 힘들다"며 "지난 2월 시청 공무원들이 스타필드 하남을 방문한 것은 스타필드 진출 소문이 들리길래 어떤 곳인지 한번 둘러본 것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스타필드 하남은 축구장 70개 면적에 해당하는 연면적을 자랑하는 국내 최대 복합 쇼핑몰이다.
쇼핑몰 내에 백화점, 창고형 할인매장, 가전 전문매장, 초저가판매점, 해외 유명 브랜드가 입점한 럭셔리 존, 장난감 전문점, 워터파크, 영화관, 스포츠 파크, 대형서점, 식당가 등이 모두 들어있다.
인구 107만명인 창원시에는 이미 신세계 계열 백화점 1곳, 대형마트 2곳이 출점해 있다.
창원시에는 백화점만 신세계를 비롯해 롯데 3곳, 대동 1곳 등 5곳이 있고 대형마트 11개, 아울렛 등 대규모 점포 4개, 기업형슈퍼마켓(SSM) 34곳이 있다.
이에따라 스타필드가 창원에 진출할 경우 기존 시내 대형 유통점간 대결이 훨씬 더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골목상권에 의존해온 시내 토착 소상인들과 인근 지역 중소 유통점 피해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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