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데이터장악경쟁 업체들에 합의 종용…"택배 대란 피했다"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전자상거래 데이터 장악 경쟁을 벌이던 중국의 양대 택배업체가 당국의 종용으로 물류정보를 교환키로 하면서 '택배 대란'을 피했다.
5일 중국 반관영 인터넷매체 펑파이(澎湃)에 따르면 중국 양대 택배물류업체 순펑(順豊)과 차이냐오(菜鳥)는 최근 전면적인 업무협력과 함께 데이터 교환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데이터 장악권을 놓고 쟁탈전을 벌이며 최근 상호 데이터 교환창구를 폐쇄했다가 중국 국가우정국이 "정치를 논하고 대국을 고려하라"는 타협 요구를 수용해 이 같이 합의했다.
순펑은 중국 최대의 민영 택배업체이며 차이냐오는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를 배후에 두고 둔 택배사다. 상하이 출신의 홍콩인 왕웨이(王衛·46)는 1993년 맨손으로 택배업을 시작해 순펑을 최대 택배물류업체로 키워 올해 1천860억 위안(30조7천억원)의 자산으로 리카싱(李嘉誠) 청쿵실업 회장을 제치고 홍콩 최대 부호로 떠오른 인물이다.
차이냐오는 지난달 31일을 끝으로 순펑에 택배 주문정보를 서로 교환하는 창구의 폐쇄를 통보하고 이튿날 순펑은 알리바바의 온라인몰 타오바오(淘寶) 물류정보의 제공을 거부하기에 이르렀다.
중국 전자상거래연구센터의 전문가 차오레이(曹磊)는 두 회사의 싸움이 차이냐오측이 순펑의 더 많은 정보데이터를 확보하고 싶어했지만 순펑은 이를 원치 않았고 차이냐오가 제시한 계약요구를 수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순펑은 알리바바 온라인몰의 성장에 따른 차이냐오 확대를 견제하며 자신들의 택배 사업이 알리바바에 장악되는 것을 경계하자 순펑이 주문과 무관한 고객의 사생활 정보의 제공을 요구한 것을 계약 거부의 이유로 삼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가우정국은 지난 2일 순펑과 차이냐오의 고위임원을 베이징으로 불러 양측의 협상을 종용했다. 결국 이들은 공동으로 시장질서와 소비자의 합법적 권익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3일 자정을 기해 택배정보 교환을 재개하기로 했다.
하지만 양측이 정보보안에 필요한 데이터의 연결에는 아직 합의하지 못한 상태여서 택배회사의 데이터 전쟁이 더 확산될 가능성도 없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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