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은 '고심 중'…김상조 청문보고서 채택으로 기우나(종합)

입력 2017-06-05 19:19
수정 2017-06-05 19:20
국민의당은 '고심 중'…김상조 청문보고서 채택으로 기우나(종합)

"김 후보자, 경제민주화 평생 헌신 감안할 것" 긍정 기류

'與 2중대' 비판은 딜레마…"8일 결정" 시간 벌며 부담 덜기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설승은 기자 = 국민의당이 5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 심사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충분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 인준 때에도 '캐스팅 보트'를 쥐었던 국민의당이 대승적 차원에서 힘을 보태면서 임명동의안 처리에 힘을 더했던 것처럼, 이번 김 후보자 임명에도 국민의당의 협조 여부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5일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보고서 채택 문제와 관련, "김 후보자가 대표적인 재벌개혁론자로서 경제민주화에 평생 헌신한 점을 감안할 때 당의 입장을 심도있는 논의를 통해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혹이 말끔하게 해소되지 못해 아쉽다"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김 원내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보고서 채택으로 기울고 있는 당내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당이 인사청문회에 앞서 김 후보자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등 '강경한' 모습을 보인 것과는 사뭇 다른 어조이기 때문이다.

당내 중진급 이상에서도 김 후보자 보고서 채택에 동참해야 한다는 기류가 흘러나온다.

장병완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최근 인사청문회가 업무능력보다 도덕성 검증에 편중됐다. 가족까지 연좌제적 심판 잣대를 적용하는 점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자는 시민운동가로서 20년 이상 자기관리를 해와 타의 모범이 되고, 공정거래를 지켜낸다는 의지가 남다르다"고 긍정 평가했다.

박지원 전 대표도 YTN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 여론이 어떻게 흘러갈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재벌 개혁을 위해 청문보고서를 채택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한, 박 전 대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도 개인적으로는 적당하다"며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해 광주에서 적격이라는 얘기가 나온다"며 강조했다.

이같은 분위기 변화를 두고 국민의당 지지기반인 호남지역 민심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90% 가까운 지지율을 보이는 것을 의식한 결과가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이 총리 인준에 찬성 목소리를 낸 데 이어 김 후보자 임명에도 반대하지 않을 경우 지나치게 여당에 협조적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박주선 비대위원장이 '당직자와의 대화'에서 "자칫 여당 2중대 소리를 듣고, 강성 야당의 앞잡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지만 협치를 성공적으로 수행해내기 위해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극복해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이같은 차원으로 해석된다.

원내부대표단은 이날 오후 당 소속 청문위원들과 회의를 열고 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했다.

보고서를 채택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인 가운데, 채택 거부 주장도 일부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의원은 "인사청문회가 너무 '신상털기'로 간 것은 사실이다. 큰 그림을 못 보고, 숲을 못 보고 가는 것은 청문회의 본 뜻이 아니다"며 "단정적으로 찬성이나 반대를 말하기보다는 여지를 둬야 할 것"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8일 의총을 열어 김 후보자 보고서 채택에 대한 당론을 확정하기로 했다. 시간을 벌면서 청문절차 협조에 따르는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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