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주름' 써서 가느다란 DNA 나노선 만든다

입력 2017-06-05 12:00
'나노주름' 써서 가느다란 DNA 나노선 만든다

KIST·프린스턴대 공동연구, 미국국립과학원회보 게재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고분자 실리콘 화합물(PDMS) 소재를 압축할 때 생기는 나노미터(nm) 단위 주름을 이용해 'DNA 나노선(nanowire)'을 만드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계산과학연구센터장 문명운 박사 연구팀은 미국 프린스턴대 하워드 스톤 박사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이런 연구결과가 포함된 논문을 지난달 말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온라인으로 발표했다고 5일 밝혔다.



PDMS 소재를 압축해서 마치 손바닥의 손금과 같은 '접힘'(folding) 상태를 만들려면 소재의 30% 이상에 해당하는 압축 변형이 필요하지만, 연구진은 소재 변형은 1% 수준으로 적게 하면서도 물방울의 표면장력을 이용해 나노주름에 더 큰 변형을 유도해 접힘 구조를 만드는 방법을 개발했다.



수십 nm 높이의 나노 주름 위에 물방울과 같은 액체를 올려 두면, 물방울 주변의 표면장력이 주름의 표면에 작용해 나노 주름의 입구를 잡아당긴다.

이에 따라 물이 닿은 주름 안쪽의 단면은 '터널'에 가까워지고, 친수성을 지니는 나노주름 표면에서 물이 보다 강력한 압축 응력(stress·단위면적당 작용하는 힘)을 만들어 내면서 나노주름의 깊이가 더욱 깊어져 접힘 구조의 '나노터널'이 형성된다.

이 때 물 등 액체 안에 DNA 등 나노물질을 넣고 나노주름 표면에 떨어뜨리면, 나노물질이 섞인 물이 나노터널을 타고 들어가며, 그 후 물기를 말리면 나노물질로 구성된 선 구조의 '나노선'이 만들어진다.

이 기술은 앞으로 약물전달 장치, 생체 센서, DNA와 단백질 정밀 분석 등에 활용될 잠재력이 있다.





문 박사는 "나노터널의 길이를 수십 마이크로미터(㎛)에서 수 밀리미터(mm)까지 변화시킴으로써 용액 내에 있는 DNA나 단백질 등 작은 바이오 물질을 포집·저장·전달하는 데 응용할 수 있다"며 "나노 형광입자를 배열하는 데 이용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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