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츠의 수난시대…한미일 프로야구 동반 부진

입력 2017-06-05 11:40
자이언츠의 수난시대…한미일 프로야구 동반 부진

롯데, 선발진 '도미노 붕괴'로 위기감 증폭

샌프란시스코 리그 29위·요미우리 11연패 위기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한미일 3국의 거인들이 올 시즌에는 하나같이 난쟁이로 전락했다.

KBO리그와 메이저리그, 일본프로야구에 모두 있는 구단인 자이언츠(롯데, 샌프란시스코, 요미우리) 얘기다.

세 팀은 올 시즌 약속이라도 한 듯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롯데는 26승 28패로 넥센 히어로즈와 함께 공동 6위에 자리하고 있다.

8위로 시즌을 마친 지난해보다는 향상된 성적이지만 구단 내부에서는 위기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롯데는 지난주 삼성 라이온즈(10위), kt wiz(8위)와 6연전을 2승 4패로 마감했다.

승수 적립의 호기를 놓친 롯데는 이번 주 '천적'인 NC 다이노스와 3연전을 시작으로 주말에는 우승팀의 위용을 되찾아가고 있는 두산 베어스와 격돌한다.

그다음에는 원정 9연전의 험난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위기감의 근원은 도미노처럼 붕괴한 선발진에 있다.

롯데는 지난주 박세웅을 제외하고 선발진이 모두 부진했다.

브룩스 레일리(6이닝 6실점)-닉 애디튼(4⅓이닝 7실점)-김원중(1이닝 10실점)-박진형(3⅓이닝 6실점)-송승준(4이닝 7실점)이 조기에 무너졌다.

'빅보이' 이대호를 데려오기 위해 150억원의 거액을 투자한 롯데는 그 영향 때문인지 외국인 선수 영입에는 인색했고,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

지금이라도 승부수를 띄우려면 외국인 투수를 바꿔야 하는데 남은 교체 카드가 1장뿐이라 구단도 고민이 크다.

토종 선발진의 갑작스러운 난조는 사실 답이 없는 문제다.

롯데는 10개 구단 중에서 토종 선발진에게 가장 많은 휴식을 주고 있다. 무리를 시키지 않았는데, 구위가 떨어진 모습을 보이니 답답한 노릇이다.

여기에 외국인 타자 앤디 번즈의 부상 공백으로 내야 수비는 물론 타선에도 위기가 닥쳤다.



롯데가 내리막길로 접어들 위기라면 미국의 자이언츠는 더 내려갈 수 없는 곳까지 내려간 상태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23승 35패, 승률 0.397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최하위는 물론 메이저리그 전체 30개 구단 중 29위에 머물고 있다.

롯데, 샌프란시스코와 마찬가지로 주황색을 팀 컬러로 쓰는 일본의 요미우리도 한숨에 휩싸여 있다.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현재 10연패에 빠져 있다. 6일 세이부 라이온스전마저 패하면 1975년 기록한 구단 역대 최다 연패인 11연패와 동률을 이루게 된다.

현재 센트럴리그 4위인 요미우리는 6일 1군 승격하는 양다이강의 합류에 희망을 걸고 있다.

2012년 메이저리그는 샌프란시스코, 일본시리즈는 요미우리가 우승했으나 롯데는 한국시리즈 문턱에서 발길을 돌려 최초의 한미일 마스코트 통합 우승이 무산된 바 있다.

오랜만에 한미일 3국의 자이언츠가 같은 행보를 보이지만 그게 반가울 리는 없다.

그나마 샌프란시스코는 '홀수해 징크스'라는 면죄부가 있고, 요미우리는 센트럴리그 우승 36회, 일본시리즈 우승 22회라는 화려한 과거가 있다.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이 1992년인 롯데의 사정과 비할 바는 아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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