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발 AI, 전국 확산 비상…위기경보 '심각' 격상할 듯

입력 2017-06-04 17:14
군산발 AI, 전국 확산 비상…위기경보 '심각' 격상할 듯

제주·군산·파주·양산·기장 5개 시·군 발생…내일부터 생닭 유통금지

당국, 확산 저지에 총력…추가 대응책 검토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전북 군산의 종계농장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조류인플루엔자(AI) 의심사례가 속속 확인되면서 AI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AI 양성반응이 확인된 지역은 군산을 비롯해 제주(2곳)·경기 파주·경남 양산·부산 기장군 등 5개 시·군, 6개 농가다.

이 가운데 제주와 군산에서는 AI 바이러스 유형이 H5N8형으로 확인됐다.

파주, 양산, 부산은 바이러스 유형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세 곳 모두 군산 종계농장에서 닭을 사들인 정황으로 볼 때 H5N8형에 감염됐을 것으로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고병원성 여부는 5일께 나올 전망이다.

농식품부는 전날까지 역학 관계가 확인된 군산·제주·파주·양산 등 4개 시·군, 19개 농장에서 사육하던 가금류 2만5천여 마리를 도살 처분했다.

여기에 이날 양성반응이 추가로 확인된 기장군에 대해서도 살처분 조치에 돌입한다.



당국 조사 결과 지난달 27일을 전후로 1만5천여 마리를 키우는 군산 종계 농장에서 중간유통상 격인 제주, 파주, 양산, 부산 등 네 곳 농가로 오골계 4천 마리 정도를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간유통상들은 주로 종계농장에서 사들인 닭은 전통시장이나 가든형 식당 등으로 판매한다.

현재까지 파악된 정황으로 볼 때 이미 27일께부터 군산에서 유통된 오골계는 AI에 감염된 상태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AI 의심신고가 처음 들어온 건 엿새 뒤인 지난 2일 오후였다.

이에 따라 당국은 이 기간 군산 농장에서 추가로 닭을 판매한 곳이 있는지 추적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형 유통상의 특성상 거래일지 등 정확한 판매 경로를 추적하기가 쉽지 않고 이해관계가 얽힌 농장주들이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 당국은 유통 경로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양상으로 보면 시장이나 중·소규모로 생닭(살아있는 닭)을 거래하는 농가 중심으로 AI 양성반응이 확인됐다"며 "이들 농가에 감염된 AI 바이러스가 대규모 전문 사육단지 등으로 유입되면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므로, 초기에 바이러스 확산을 저지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국은 AI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경계'로 두 단계 격상한 데 이어, 5일 0시부터 전국 모든 전통시장과 가든형 식당에서 '살아있는 닭' 유통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경계 단계로 격상되면 전국 시·도에 AI 방역대책본부 및 상황실 가동, 발생 시·도 및 연접 시·도 주요 도로에 통제초소가 운영된다. 또 전국 축산농가 모임 자제 조치 등이 시행된다.

김재수 농식품부 장관과 이준원 차관 등은 제주·군산·파주·양산으로 급히 내려가 현장 상황을 점검했으며,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추가 대책 마련에 나선다.

아울러 5일 고병원성 확진 판정이 나오는 즉시 AI 위기경보 단계를 가장 높은 '심각' 단계로 격상해 방역을 강화할 방침이다.

shi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