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긴장 속 지방선거…총리 "여당 지면 내란 우려"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캄보디아 지방선거가 4일 여야의 대립 속에 실시됐다.
서로 승리를 자신하는 가운데 32년째 권좌에 앉아 있는 훈센 총리가 여당 패배 때 내란 가능성까지 경고해 선거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으로 치면 기초의회 의원을 뽑는 선거이지만 정권의 운명을 가를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심의 향방을 살필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는 12개 정당이 참가했지만, 여당인 캄보디아인민당(CPP)과 제1야당인 캄보디아구국당(CNRP)의 대결로 압축된다.
일간 캄보디아데일리에 따르면 훈센 총리는 지난 5월 말 캄보디아가 내전에 빠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집권여당이 이번 지방선거와 내년 총선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전에도 야당이 차기 총선에서 이기면 현 정부 인사와 군, 경찰 등의 반발로 내란이나 폭력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훈센 총리는 지난 2일에는 20여 년만에 처음으로 여당의 선거 유세에 참석, 법원이 선거 결과에 도전하는 정당을 해산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훈센 총리가 강권 통치를 한다는 야권과 인권단체들의 반발이 커지는 가운데 여당 지지율 하락을 의식한 것으로, 관권선거 시비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2013년 총선에서 CNRP가 55석을 획득하는 선전을 하며 68석을 얻은 여당을 위협했다. 당시 여권의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됐지만, 정부 여당은 이를 일축했다.
훈센 총리의 최대 정적인 삼랭시 전 CNRP 대표는 2015년 말 과거 명예훼손 사건에 대한 정부의 뒤늦은 형 집행을 피해 지금까지 해외 망명생활을 하고 있다. 정부는 정당한 법 집행이라고 설명했지만 야당은 정치탄압이라고 반발했다.
정치평론가 참 분테트는 여당이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내년 총선 때까지 무슨 일이든 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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