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흘리며 도움 요청"…아비규환된 英테러현장
런던브리지·버러마켓 차량·흉기테러 목격자 증언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영국인은 물론 외국 관광객도 자주 찾는 영국 런던의 명소 런던 브리지와 버러 마켓은 3일(현지시간) 밤 차량·흉기테러가 발생하면서 일순간 지옥 같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목격자들은 범인들이 승합차로 런던 브리지 인도 위의 행인들은 쓰러뜨린 후 긴 칼을 들고 나와 인근 버러 마켓에 있던 사람들을 무차별하게 공격했다며 아비규환으로 변한 현장을 전했다.
시내 중심가를 덮친 끔찍한 테러로 현장에 있던 시민들은 차에 치이거나 칼에 찔려 목숨을 잃거나 다쳤다. 또 범인들을 피해 살아남은 시민들도 극심한 공포 속에 당국의 구조를 기다려야만 했다.
런던 브리지에서 테러를 목격한 한 택시 기사는 영국 LBC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승합차가 인도로 질주해 사람들을 쓰러뜨렸다. 이후 차 안에서 12인치(약 30㎝)에 달하는 칼은 든 3명이 나와 버러 하이 스트리트에서 사람들을 무작위로 찌르기 시작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BBC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다리 위를 지나던 차량이)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인도 위 사람들을 덮치자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기 시작했다며 "해당 차량에서 사람들이 내리자 다들 도와주려 한다고 생각했으나 이들은 오히려 피해자들을 폭행하고 칼을 꺼내들었다"고 말했다.
런던 브리지 밑 머드락 주점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있었던 알렉스 셸럼은 BBC방송에 "영국 서머타임으로 밤 10시쯤 다친 여성 1명이 주점으로 들어와 도움을 요청했다"며 "그 여성의 목에서 출혈이 심했다. 목을 칼로 벤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여성의 출혈을 막으려고 했고, 주점의 문을 닫았다"며 "주점 밖에선 응급요원들이 다른 사람에게 심폐소생술(CPR)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일행은 출동한 무장경찰에 의해 이동하라고 지시를 받았고, 마켓 내 한 식당에 피신해 있었다고 밝혔다.
셸럼은 "경찰이 인근 지역을 순찰하고 올 때까지 주방에서 기다리고 지시했고, 대피명령이 떨어지자마자 그곳을 빠져나왔다"고 덧붙였다.
런던 브리지 인근 로체스터 워크의 한 식당에 있었던 한 여성 목격자도 PA통신에 "식당에 있는데 3명이 들어와 칼로 사람들의 얼굴과 복부를 찔렀다"고 밝혔다.
이어 "이 중 1명은 큰 칼을 들고 있었는데 그는 보는 사람마다 칼을 휘두르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제이미라는 목격자도 "싸움을 하는 소리가 들려 식당 안에 있던 사람들이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리고 아주 큰 '쾅'하는 소리를 들었다"며 "테이블 밑에 숨어있었는데 범인들이 들어와 물건들을 쓰러뜨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다시 주방으로 도망갔고, 거기 있던 사람 중 1명이 깊은 자상을 입어 출혈이 아주 심했다"고 전했다
버러 마켓 내 주점들의 경비 업무를 맡은 한 보안요원도 BBC방송에 범인 3명이 4명을 칼로 찌르는 모습을 봤다고 증언했다.
큰 충격을 받아 익명을 요구한 그는 버러 비스트로 주점에서 흉기 공격이 발생했다며 모든 이들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테러범 3명 중 1명이 긴 칼을 들고 있었고, 그는 그 칼로 20대 초반 여성을 포함한 사람들을 찔렀다고 밝혔다.
이름을 벤과 나탈리라고 밝힌 한 부부도 버러 마켓의 지하 입구로 들어가던 중 한 남성이 칼을 휘두르는 모습을 봤다고 BBC에 전했다.
벤은 "빨간 옷을 입을 한 남성이 꽤 큰 칼을 가지고 있는 것 봤다. 정확한 길이는 알 수 없지만 아마 10인치(25㎝)가량 됐을 것이다. 그는 침착하게 한 남성을 세 번이나 찔렀다"고 밝혔다.
이들 부부는 범인들이 뻔뻔하게 마켓을 빠져나가자 사람들이 그들을 향해 테이블이나 의자, 유리컵 등을 던졌다고 전했다. 하지만 곧 3번의 총성이 들렸고, 사람들은 도망가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3일 저녁 영국 런던 시내 중심부의 런던 브리지에서 승합차 한 대가 인도로 돌진하고 인근 버러 마켓에선 흉기 공격이 일어나 최소 2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고 BBC방송 등 영국 언론이 보도했다.
테리사 메이 총리가 이끄는 영국 정부는 이번 공격을 테러로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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