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사랑' 미컬슨, 딸 졸업식 위해 US오픈 불참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베테랑 골퍼 필 미컬슨(미국)이 딸 졸업식 참가를 위해 '커리어 그랜드 슬램' 달성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4일(이하 한국시간) 미컬슨이 오는 16일 미국 위스콘신주 에린의 에린힐스 골프클럽에서 시작하는 US오픈에 불참한다고 보도했다.
US오픈은 시즌 두 번째 남자 골프 메이저대회다.
미컬슨은 4대 메이저대회 중에서 마스터스(3승), PGA 챔피언십(1승), 디 오픈(브리티시오픈·1승)은 정복했지만, 유일하게 US오픈에서만 우승하지 못했다. 그는 US오픈에서 준우승만 6번 했다.
이번 US오픈에서 우승하면 미컬슨은 커리어 그랜드 슬램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한다.
그러나 미컬슨은 자신의 골프 경력보다 가족을 우선시했다.
US오픈 1라운드는 그의 맏딸인 어맨다의 고등학교 졸업식과 같은 날에 열린다.
어맨다는 오는 1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에 있는 퍼시픽 리지 하이스쿨을 졸업할 예정이다.
미컬슨은 "훗날 내 인생을 돌아본다면, 내가 (졸업식에) 참석했다는 것을 언제나 기뻐하고 소중히 여길 것"이라며 "부모로서의 기쁨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미컬슨이 골프 대회보다 가족을 먼저 챙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US오픈 때도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딸 소피아를 보려고 연습라운드를 포기하고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집에 다녀왔다. 당시 US오픈 개최지는 미국 동부 펜실베이니아주의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이었다.
앞서 2013년에도 미컬슨은 어맨다의 중학교 졸업식에 참석하기 위해 필라델피아주 경기장에서 캘리포니아주로 비행기를 타고 건너갔다가, 1라운드 시작 2시간 전에 다시 경기장에 도착했다.
1999년 US오픈에서는 무선호출기를 착용하고 경기를 치렀다. 아내 에이미의 출산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당시 미컬슨은 "아내로부터 연락이 오면 즉시 집으로 가겠다"고 미리 선언했다.
미컬슨은 이 대회에서 1타 차 공동 2위를 했고, 하루 뒤 어맨다의 출생 소식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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