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바위·물웅덩이도 거뜬해…오프로드 체험 '지프캠프'
(횡성=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3일 오전 강원도 횡성 웰리힐리파크에 마련된 '지프 캠프(Jeep Camp)'의 오프로드 코스.
커다란 바위로 꾸며진 길, 타이어가 통째로 잠길 법한 깊이의 물웅덩이, 철근이 박힌 시멘트 계단, V자 형상으로 가운데가 움푹 팬 진흙 구덩이, 통나무로 만든 시소까지.
맞은 편에는 랭글러, 그랜드 체로키, 체로키, 레니게이드 등 지프를 대표하는 차들이 세워져 있었다.
FCA코리아가 3∼6일 나흘간 횡성에서 개최하는 국내 최대 정통 오프로드 드라이빙 챌린지 축제인 '지프 캠프'는 듣던 대로 난해한 코스를 자랑했다.
지프를 몰아보기 전이었지만, 쟁쟁한 지프 SUV 차종들의 오프로드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첫 번째로 '오프로더의 표본'이라 할 수 있는 준중형 SUV '랭글러 루비콘 언리미티드'에 올라탔다. 난도가 있는 험준한 코스를 달리고 싶다고 했더니 인스트럭터가 운전대를 잡았고 기자는 조수석에 앉았다.
이 차는 곧바로 산속으로 향했다. 그리고는 스키장 리프트 아래로 난 가파른 경사의 오르막 산길을 거침없이 올라갔다.
일반 SUV 차량이었으면 견인차를 불러 끌어내야 할 것 같은 진흙탕 길을 거뜬히 통과하더니, 이내 풀숲과 가느다란 나뭇가지 더미를 뚫고 지나갔다. 눈앞에 길이 없는데 길을 내면서 달렸다. 꿀렁거리는 느낌은 있었지만, 승차감은 나쁘지 않았고 위험하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지프 관계자는 "이 차는 오프로드에 포커스를 맞춰 일반 차가 못 가는 길을 주행할 수 있다"며 "대신 안락한 승차감은 기대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특히 루비콘에만 있는 액슬 록(Axle Lock) 기능과 스웨이 바(Sway bar) 기능이 인상적이었다. 액슬 록은 차축을 잠가 바퀴마다 구동력을 일정하게 나눠주는 기능으로 험로를 탈출할 때 유용했고, 스웨이 바는 코너링 때 좌우 흔들림을 막아줬다.
매우 투박한 아날로그 감성의 랭글러는 온로드에서는 승차감, 주행 실력이 별로라는 평가를 받지만, 오프로드에서는 물 만난 듯 진가를 발휘했다.
두 번째로는 프리미엄 대형 SUV '그랜드 체로키'에 올라타 직접 운전대를 잡고 인공 장애물로 구성된 16개 코스를 통과해봤다.
먼저 1천500∼2천rpm을 유지하는 선에서 액셀을 살짝살짝 밟았더니 무리 없이 단숨에 계단을 올라갔다.
이후 4∼5m 높이의 흙더미 언덕 코스, 흙 웅덩이가 연속되는 범피 코스, 흙 무더기를 움푹 패어둔 V자 코스도 가벼운 엑셀링과 브레이크 작동만으로 거뜬히 지나갔다.
차량의 오른편 바퀴를 45도 경사의 흙더미에 걸쳐놓고 한쪽이 들린 채 기우뚱한 상태로 주행하는 것도 가능했다. 차가 뒤집힐 것 같았지만, 그 상태로 잘 달렸다.
타이어 절반 이상이 잠기는 물웅덩이도 문제없이 통과했다.
그랜드 체로키는 지프 SUV 라인업 중 가장 고급스럽고 무난한 외모를 갖고 있지만, 그 속에는 강력한 '오프로드 본능'을 품고 있었다.
이날 시작된 지프 캠프는 64년 전통의 오프로드 축제로 매년 미국과 유럽, 호주 등 세계 각지에서 지프 어드벤처, 잼버리 등 다양한 이름으로 열린다.
국내에서는 2004년 동북아 지역 최초로 시작돼 10여 년째 이어지고 있다. 매년 행사 규모와 참가자 수가 지속해서 늘어왔다.
이 행사는 지프 브랜드와 '도전 정신'을 강조하는 브랜드 철학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참가자들이 자연 속 험로를 달리며 평소 일반 도로에서는 체험하지 못했던 차의 성능을 확인해볼 기회를 제공한다.
FCA코리아는 "캠프 참가자들은 정통 SUV 브랜드 지프만의 '4X4 시스템' 성능, 오프로드 드라이빙, 자연 속의 도전과 자유를 체험하게 된다"고 말했다.
FCA코리아는 올해부터는 지프를 보유하지 않은 고객들도 참가할 수 있도록 문호를 넓혔다. 온 가족이 함께할 수 있도록 장애물 챌린지 등 몸으로 하는 체험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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