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귀국…한국당 당권 레이스 본격 점화(종합)
洪 당권도전 기정사실화…'1·3·5 프로젝트' 거론
원유철도 출마 가능성…외부인사 영입론도 나와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로 나섰던 홍준표 전 경상남도지사가 4일 귀국함에 따라 새 대표 선출을 위한 '7·3 전당대회'의 당권 레이스에 불이 붙을 전망이다.
홍 전 지사는 5·9 대선에서 24%의 득표율(2위)로 패배하자 잠시 쉬겠다면서 지난달 12일 미국으로 건너갔다. 전당대회를 한 달 앞둔 시점에 귀국하는 것과 맞물려 사실상 당권 행보의 시동을 걸었다는 관측이 높다.
홍 전 지사는 미국에 머무르면서도 페이스북을 통해 국내 현안에 대한 견해를 직설적으로 밝혀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실었다.
"신보수주의 이념을 중심으로 당을 새롭게 하겠다"거나 "한국당은 쇄신돼야 산다. 이념적 지향점도 바꾸고, 지도부도 바꿔야 한다"는 등의 언급이 대표적이다.
홍 전 지사는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지지자들에게 "앞으로 여러분과 함께 자유대한민국의 가치를 지키는 데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홍 전 지사 주변에선 벌써부터 '1·3·5 프로젝트'가 거론된다. 1년 뒤 지방선거, 3년 뒤 총선에서의 승리를 발판으로 5년 뒤 대선을 노리자는 것이다.
특히 보수 진영을 재결집해 '자유대한민국의 가치'를 지키겠다는 언급은 당권 도전을 기정사실화한 것으로 읽힌다.
홍 전 지사가 보폭을 키우면서 한국당의 당권 경쟁도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현재 당내에서는 홍 전 지사 외에 원유철 의원이 출마 쪽으로 기울었다는 관측이 높다.
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젊고 강한 야당"을 강조하며 "이제 새로운 기치와 깃발이 한국당에 필요한 시점"이라고 당권 도전 의지를 내비쳤다.
나경원 유기준 홍문종 의원이 당 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되지만 최근 들어 출마를 접었다는 관측도 있다.
다만 '정풍 운동'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중진 의원의 당권 도전에 부정적인 기류가 형성된 것도 변수다.
이런 맥락에서 김병준 국민대 교수, 황교안 전 총리, 김태호 전 경남지사의 출마 가능성을 점치는 이들도 있다.
향후 전대 국면이 본격화하면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전면적 쇄신으로 당의 체질을 바꿀 강력한 리더십을 누가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당내에 팽배한 패배주의와 무기력증을 극복하고 취약지점으로 꼽히는 청년층과 수도권을 공략하는 것도 차기 지도부의 과제다.
결국 이번 전대는 9년에 걸친 집권으로 느슨해진 조직을 다잡고 제1야당으로서의 위상을 정립하기 위한 각종 쇄신책이 경쟁적으로 터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아직 화학적 결합을 이루지 못한 '복당파' 의원들과의 관계 설정, 과거 친박(친박근혜)계에 대한 인적 청산론 등도 전대 레이스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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