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안방보험 우샤오후이 회장, 당국 조사설 이어 출국금지설
FT, 우회장 측근 인용해 출국금지설 확인…안방보험 "루머일 뿐" 부인
해외 자금 유출 우려한 中당국 사정설 확산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불법대출 문제로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우샤오후이(吳小暉) 중국 안방보험 회장이 출국금지를 당했다는 소문이 금융가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 회장과 가까운 한 사업 동료는 FT에 "그가 현재 중국을 떠날 수 없는 상태다"라며 우 회장의 출국금지설을 확인했다.
중국 국영 금융회사의 한 고위 간부도 FT에 우 회장의 출국금지설이 사실임을 인정하며 이는 안방보험의 공격적인 해외 인수합병에 따른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한 중국 정부의 조치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규제 당국이 "금융 위기를 불러올 수 있는 미친 짓을 금융기관들이 중단하길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FT는 우 회장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가 언제 해제될지 확실하진 않지만, 중국 정부의 조사를 받는 사람들은 종종 해외여행이 금지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안방보험 측은 대변인을 통해 우 회장의 출국금지설은 "단순히 루머일 뿐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안방보험은 우 회장이 중국 민생은행으로부터 1천억 위안의 대출을 받은 것과 관련해 당국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문이 불거졌을 때도 반박자료를 내 이를 부인한 바 있다.
우 회장이 연이어 조사설과 출국금지설에 휘말리면서 공격적인 해외 기업 인수 합병으로 유명해진 안방보험이 중국 자본의 해외 도피를 막으려는 중국 당국의 사정 대상에 올랐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 2004년 닝보(寧波)에서 5억 위안의 자본금으로 설립된 안방그룹은 이후 7차례의 증자를 통해 6조 위안가량으로 자본금을 키웠다.
안방보험은 지난 2014년 뉴욕 유명 호텔인 '월도프 아스토리아'를 20억 달러에 매수한 데 이어 미국 사모펀드 운용사 블랙스톤이 보유했던 일본 내 주거용 부동산 23억 달러어치를 최근 인수했다.
특히 우 회장은 작년 11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제러드 쿠슈너를 직접 만나 쿠슈너가 소유한 뉴욕 빌딩에 4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투자계획은 백악관 선임 고문으로 취임한 쿠슈너에 대한 이해 상충 논란이 불거지면서 백지화됐지만, 안방보험의 이런 공격적 투자가 자본 유출을 우려한 중국 당국의 조사를 야기했다는 해석이 현재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안방보험의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미공개된 자금 출처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면서 안방보험이 금융권 비리 척결을 강조한 사정 당국의 목표물이 됐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덩샤오핑(鄧小平)의 외손녀 사위인 우 회장은 중국 최고층 인사들과의 '관시'(關係)를 각종 사업 인허가에 잘 활용하는 인물로 알려졌다.
이에 우 회장의 조사에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집권 후 반(反)부패 사정작업을 선두에서 지휘하고 있는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위원회 서기가 개입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편 안방보험은 최근 회사의 경영 스타일과 지배구조 문제를 집중적으로 비판한 중국 유명 경제매체 차이신(財信) 미디어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FT는 안방보험이 캐나다 법원에 고소장을 냈다는 사실을 차이신 측에 서신으로 알리며 "재판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권력에 있는 인물을 개입시켜 우리를 비난하려는 목표를 달성하려 하는가?"라고 밝혔다며 이는 왕 서기가 우 회장 조사에 연루됐음을 암시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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