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총리, 남중국해 문제로 중국 작심비판 "이웃국가에 강압적"
"中, 북한 핵·미사일 도발 억제위해 강한 힘 적극적으로 써야"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맬컴 턴불 호주 총리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을 둘러싸고 아시아 이웃 국가에 강압적인 태도를 보여온 중국을 대놓고 비판했다.
3일 외신 보도에 따르면 턴불 총리는 전날 밤(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개막한 '2017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 기조연설에서 "강압적인 중국은 자율권과 전략적 공간을 마지못해 빼앗긴 이웃들의 분노 섞인 요구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턴불 총리는 "이런 긴장관계가 계속되면 이웃 국가들은 중국에서 멀어지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스스로, 또는 미국과 연대를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이 1949년 국권(國權)을 주창하며 현재의 국가를 건립했듯이 21세기의 중국은 다른 나라의 주권을 존중할 때 가장 성공할 수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이웃들과 신뢰와 협력을 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시아태평양과 유럽 약 40개국의 국방장관, 군 고위 인사, 안보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나온 턴불 총리의 이날 발언은 남중국해 90% 이상의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분쟁 당사국들을 무시한 채 해상 암초 등에 인공섬을 건설하고 군사 기지화하는 중국의 행태를 꼬집은 것으로 해석된다.
또 턴불 총리는 잇따른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는 북한을 억누르기 위해 중국의 가진 막강한 힘을 적극적으로 써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북한 정권은 무모하고 위험하며 실로 불법적인 행위를 통해 지역은 물론 세계 평화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며 "중국은 북한이 이런 도발을 하지 못하도록 힘을 써야 하며, 북한의 핵 야욕을 꺾는 것이 중국이 추구하는 최선의 이익과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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