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G 연속 출루' 김태균 "내 타격관 확인하고 보상받는 계기"
"마음이야 전 경기 출루하고 싶다…하지만 기록 끊겨도 마음 편해"
(대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다른 리그 기록인데 의미가 있겠습니까"라고 몸을 낮추던 김태균(35·한화 이글스)이 조심스럽게 85경기 연속출루 기록의 의미를 전한다.
"내 타격관이 '팀에 도움이 되는 타격'이다. 그런 노력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하겠다."
김태균이 '메이저리그 마지막 4할타자' 테드 윌리엄스의 연속경기 출루 기록을 넘어섰다.
김태균은 2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홈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1-0으로 앞선 1회말 1사 2루에서 상대 선발 문승원을 공략해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치며 대기록을 달성했다.
지난해 8월 7일 NC 다이노스와 대전 홈경기에서 시작한 연속경기 출루 기록을 85경기째 이어갔다.
100년 넘는 역사를 지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도 탄생하지 못한 대기록이다.
메이저리그 기록은 테드 윌리엄스가 보스턴 레드삭스 소속이던 1949년 7월 1일 필라델피아전부터 9월 27일 워싱턴전까지 이어간 84경기다.
경기 뒤 만난 김태균은 "같은 리그도 아니고, 큰 의미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김태균의 기록에 많은 팬이 관심을 가졌다. 동시에 김태균의 이름 앞에 '출루 달인'이란 수식어가 붙었다.
김태균은 "타석에 서면 팀에 보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게 내 타격관"이라며 "많은 분께서 관심을 보일 만한 결과를 낸 것은 기쁘다"고 했다.
85경기 연속출루를 이어오는 동안 고비는 많았다.
김태균은 "감독님과 코치님, 동료들의 도움을 받은 덕이다. 많은 분께 감사 인사는 꼭 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운도 많이 따랐다. 타격감이 안 좋을 때 몸에 맞는 공이 나오고, 볼넷으로 걸어나가면서 기록이 이어졌다"고 '행운'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타격감에도 만족하지 못했다.
김태균은 "사실 최근 타격감이 너무 나빠서 '차라리 기록이 끊어지고 재정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며 "언제 출루에 실패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무리 타격감이 좋지 않아도 김태균은 매 타석 '출루'를 목표로 한다.
연속경기 출루 세계 기록은 린즈성이 대만프로야구에서 달성한 109경기다. 이 기록을 언급하자 김태균은 "마음이야 전 경기 출루하고 싶죠"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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