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차이나 잡아라"…유통·식품기업 베트남 현지 공략 가속

입력 2017-06-03 08:00
"포스트 차이나 잡아라"…유통·식품기업 베트남 현지 공략 가속

롯데·이마트·CJ·맘스터치 등 투자·인수·직영점 개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정빛나 기자 = 중국시장에서 위기를 맞은 한국 소비재기업들이 베트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베트남은 중국에 이어 국내 기업들이 투자를 확대하는 '기회의 땅'으로,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이후 시장 가치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 '유통 맞수' 롯데·신세계, 베트남에 대규모 투자

사드 보복의 직격탄을 맞은 롯데는 복합쇼핑몰 등 베트남 현지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베트남 호찌민시 뚜띠엠 신도시 지구에 10만㎡ 규모로 조성되는 '에코스마트시티' 가운데 5만㎡(1만5천평)를 백화점·쇼핑몰 등 상업시설, 호텔·레지던스 등 주거시설, 사무실이 어우러진 복합단지로 개발할 예정이다.

롯데는 올해 하반기 베트남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에코스마트시티' 개발 계획을 확정한다.

롯데는 하노이에서는 오는 2020년까지 하노이 떠이호구 신도시에 연면적 20만㎡ 규모의 '롯데몰 하노이'를 개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베트남은 6%대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고 있고 특히 하노이 및 호찌민 등 대도시의 성장률은 10%를 웃돌고 있다"며 베트남 투자 확대 배경을 설명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4월 베트남 호찌민시에 베트남 12호점인 고밥점을 개장했으며, 7월에는 중부 냐짱(Nha Trang) 지역에 베트남 13호점을 냈다.

롯데는 베트남에서 1996년부터 식품·유통·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2014년 9월에는 하노이에 쇼핑·주거시설, 업무단지 등을 갖춘 '롯데센터 하노이' 빌딩을 세웠다.

롯데면세점도 최근 베트남시장에 진출했다.

롯데면세점은 현지 업체와 합작법인 푸칸(PHU KHANH) 면세점을 설립하고 다낭공항 국제선 신청사에서 면세점을 운영 중이다.

롯데면세점은 향후 호찌민, 하노이 등 베트남 주요 도시에 추가로 면세점을 열 계획이다.

이마트 중국 사업 철수를 결정한 신세계는 베트남에서는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마트는 호찌민시 고밥 지역에 베트남 1호점을 운영 중이며, 호찌민 시 2호점 개장도 준비 중이다.

고밥점의 지난해 매출은 380억 규모로 계획보다 20%가량 많은 매출을 달성했다고 이마트는 설명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9월 베트남 호찌민시와 투자 확대를 위한 협약(MOU)'을 체결하면서 2억달러 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마트는 2020년까지 대형마트뿐만 아니라 슈퍼마켓 등 다양한 형태의 상업시설 등에 투자하고, 호찌민을 교두보로 본격적인 베트남시장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 외식·식품기업들도 앞다퉈 베트남으로

식품, 식자재, 외식기업들도 줄줄이 베트남으로 향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3월 베트남 생선 가공업체 민닷푸드를 150억원에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김치업체 옹킴스를 인수하고 육가공 식품업체 빗산 지분을 매입하는 등 베트남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식자재 유통 및 단체급식 전문기업 CJ프레시웨이는 베트남 최대 외식기업인 하노이 골든게이트와 손잡고 현지 식자재 유통 사업을 벌이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연말 완공을 목표로 호찌민 북부 약 1만㎡(3천평) 규모 부지에 물류센터를 착공했다.

CJ제일제당과 CJ프레시웨이는 베트남의 국영 유통기업 '사이공 트레이딩 그룹'(SATRA)과 업무 협약(MOU)을 맺고 현지 유통망을 활용하고 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2007년 베트남에 처음 진출해 현재 34개 직영점을 운영하며 현지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랜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재 해외 매장 312개 가운데 절반이 중국에 있는 뚜레쥬르는 2020년까지 매장 수 1천600개 달성을 위해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 지역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중국도 사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지만 사드 영향으로 시기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동남아 쪽은 앞으로 공격적으로 더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종합식품기업 아워홈은 지난 4월 베트남 북동부 하이퐁 지역에 첫 현지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최근 하이퐁 LG이노텍 생산공장 내에 급식사업장 1호점을 열었다.

2010년 중국 진출 후 두 번째 진출 국가다.

아워홈은 베트남이 한국, 중국과 마찬가지로 쌀을 주식으로 하는 식문화권이고, 중국보다 현저히 낮은 인건비와 정부의 적극적인 해외 기업 유치 정책 등으로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아워홈은 베트남 진출을 발판 삼아 2020년까지 해외사업 매출 1천5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해마로푸드서비스가 운영하는 '맘스터치'는 지난해 8월 호찌민에 직영 1호점을 열며 베트남시장에 진출했다.

맘스터치는 자회사 형태로 현지법인을 설립했으며, 조만간 직영 2호점을 열고 하반기부터 가맹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베트남 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매우 커 당장의 큰 이익이나 수익보다는 시간을 갖고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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