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프로스 독자 자원개발에 급해진 터키…"보류 안 하면 행동"

입력 2017-06-02 17:08
키프로스 독자 자원개발에 급해진 터키…"보류 안 하면 행동"

터키 외교 "언제든 통일협상 재개"…"군 철수 전제조건 없어야"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지중해 분단국 키프로스 평화협상 재개에 터키가 적극적이다. 올해 2월 협상 좌초 후에도 키프로스와 각을 세운 터키의 태도변화는 해양 자원 때문이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과 무스타파 아큰즈 북(北)키프로스터키공화국(TRNC, 북키프로스)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니코시아에서 만난 후 기자회견을 열어 통일협상 재개에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터키계 키프로스와 터키는 제네바(유엔)에서든 키프로스에서든 회담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그러나 "협상은 아무런 전제조건이 없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터키 외교장관의 '전제조건'은 키프로스공화국(키프로스), 즉 그리스계 남(南)키프로스가 줄기차게 요구한 '터키군 철수'를 가리킨다.

앞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평화협상 교착상태를 풀기 위해 남북 키프로스 정상과 오는 주말 만난다는 일정을 공개했다.



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는 1960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후 그리스계와 터키계가 물리적으로 충돌하며 갈등을 빚었다.

혼란 속에 1974년 터키군이 섬을 침공해 북부를 점령, 나라가 둘로 쪼개졌다. 이런 연유로 남·북 가운데 남쪽의 그리스계 키프로스가 국제법적으로 인정을 받는 정식 국가다.

터키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키프로스의 독자 자원개발 추진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터키정부는 그리스계 키프로스와 해외 기업들이 터키계 키프로스와 터키의 권리를 무시하는 행태를 중단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천연가스 탐사를 보류하지 않으면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키프로스는 최근 해외 굴지 에너지업체와 손잡고 해양 자원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프랑스 에너지기업 토탈은 다음달 중순 키프로스 해역에서 탐사 시추를 시작한다.

올해 4월 카타르 국영기업 카타르퍼트롤리엄(QP)은,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최고경영자를 지낸 엑손모빌과 공동으로 내년에 키프로스 해안 시추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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