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도 가뭄…낙동강 물 끌어와 저수지 채운다

입력 2017-06-04 08:00
수정 2017-06-04 08:27
남쪽도 가뭄…낙동강 물 끌어와 저수지 채운다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가뭄이 심각한 중부내륙지방 못지않게 남부지방도 가뭄 영향권에 들기 시작했다.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경남지역 강수량은 201.5㎜로 평년(374㎜)의 54%에 불과하다.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경남 저수지 653곳의 평균 저수율은 평년(76%) 보다 낮은 63.9%에 그쳤다.

영농기를 맞아 경남지역 농업용 저수지가 빠르게 마르기 시작, 농민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경남지역본부는 "지난 1일부터 낙동강 물을 끌어와 저수량이 계속 줄고 있는 주남저수지를 채우는 작업을 시작했다"고 4일 밝혔다.



농어촌공사는 6월 한달간 하루에 5만∼8만t의 낙동강물을 퍼올려 주남저수지로 보낼 예정이다.

농어촌공사 경남지역본부 관계자는 "낙동강에서 물을 끌어와 주남저수지를 채우는 경우가 과거에도 가끔 있었지만 올해처럼 장기간에 걸쳐 대규모로 낙동강 물을 양수해 주남저수지로 공급하기는 2002년 이후 15년만이다"고 설명했다.

철새도래지로 유명한 주남저수지는 경남 최대 농업용 저수지 중 한 곳이다.

여기서 창원시 대산면과 동읍 일대 농경지 1천597㏊에 물을 댄다.

그러나 올들어 비가 계속 오지 않은 상태에서 논농사가 시작되자 저수지가 급속히 마르기 시작했다.

지난 4월까지 80%를 유지하던 저수량이 5월말에는 47%까지 줄었다.

하루 5만t씩 농업용수를 공급하는데다 비가 오지 않아 감소분을 전혀 채우지 못했다.

한여름 못지 않은 고온으로 증발량까지 많아 저수량 감소 속도가 갈수록 빨라졌다.

주남저수지 최대 저수량은 530만t이지만 현재 저수량은 250만t까지 떨어졌다.

저수지 가장자리를 중심으로 수위가 낮아진 곳은 연(蓮)이 군락을 이뤘고 물이 빠진 곳은 풀이 무성하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앞으로 큰 비가 내리지 않으면 7월 초·중순이면 주남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농업용수를 공급하는데 현재까지 별 어려움은 없지만 앞으로 계속 비가 오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저수지를 채워야 한다"고 말했다.



sea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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