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위기 극복 위해 아세안 대북제재 능동적 참여할 때"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아시아 최대 연례 안보 포럼인 '2017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에서 북핵 대응 문제가 최대 이슈로 부상한 가운데 과거 북한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온 동남아시아 국가의 능동적 제재 참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샹그릴라 대화를 주관하는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매튜 코티 연구원은 "북한이 전례 없이 잦은 미사일 시험 발사를 통해 자체 기술능력을 배양하고 있지만, 불행하게도 이해 대응해 정책 입안자들은 매번 비슷한 선택사항을 반복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그는 북한의 잇따른 핵과 미사일 도발이 인근 국가 간에 마찰을 불러오고 있다면서,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도입과 이에 대한 중국의 분노와 한-미간 관계 악화를 꼽았다.
더욱이 북한은 최근 대형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신형 중장 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이용해 한국과 중국 사이의 공해 상 목표를 정확히 타격했다고 주장하는데, 이를 통해 북한은 역내 안보 연대를 불안하게 하려는 것 같다는 게 그의 관측이다.
코티 연구원은 "이번 샹그릴라 대화에서 초점은 미국과 중국의 북핵 문제 해결 시도에 맞춰지겠지만, 그동안 다뤄지지 않았던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의 '제재와 관여' 양면전략을 되돌아보고 평가하는 계기도 제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력한 대북제재를 주도하는 미국은 아세안 회원국들이 북한을 압박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이는 최근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미-아세안 외무장관 회담에서도 강조한 사항이다.
그는 "이런 기조에 맞춰 아세안 회원국은 북한과 비자면제협정을 폐기 또는 축소했지만, 여전히 아세안 회원국에는 다수의 북한대사관이 있다"며 "북한대사관은 북한의 해외 조달과 수출을 담당하는 불법조직과 연관된 만큼, 이는 북한을 고립시키려는 움직임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코티 연구원은 이어 "제재가 아닌 관여 전략이 북한 문제를 푸는 데 있어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지만, 김정은은 아직 대화에 나설 의지가 전혀 없다"며 "북한과 소통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문재인 대통령도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동안 대북제재에 능동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던 동남아 국가들도 이제 도전적인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면서 말레이시아에서 벌어진 김정남 암살 사건을 지켜본 동남아 국가들은 이런 엄중한 상황을 무시하지 못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코티 연구원은 "(한반도) 긴장이 고조될수록 안보 불안 가능성은 커지고, 이는 아세안 회원국에도 좋지 않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며 "이제 새로운 정책을 꺼내 들 것이 아니라 (대북제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모두가 동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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