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라떼' 해결책 되나?…정수처리 신기술 개발

입력 2017-06-02 12:00
'녹조라떼' 해결책 되나?…정수처리 신기술 개발

과학기술연구원, 염소 대신 과망가니즈산칼륨 이용 기술확보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염소나 오존 대신 과망가니즈산칼륨(KMnO₄)을 이용해 녹조(綠潮, algal bloom))가 생긴 물을 정수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정부 부처들과 공기업·벤처기업이 함께 협력한 결과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물자원순환연구단 산하 이상협·홍석원 박사 연구팀이 기존 정수처리용 산화제인 염소와 오존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안전한 수돗물을 생산할 수 있는 정수 공정에 대한 연구개발을 수행해 기반 기술을 확보했다고 2일 밝혔다.

관련 연구결과의 일부는 지난달 국제학술지 '워터 리서치'(Water Research)에 게재됐다.





녹조는 강이나 호수에 조류(藻類)가 과도하게 번식해 물의 색깔이 짙은 녹색으로 변하는 현상이다. 남조류(藍藻類)의 과도 번식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 경우 '마이크로시스틴-LR'이라는 신경독소가 나온다.

연구개발팀은 과망가니즈칼륨과 분말활성탄의 순차적 적용을 통해 마이크로시스틴-LR을 효과적으로 산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또 독소를 제거할 뿐만 아니라 소독 부산물을 최소화하며 맛·냄새 물질을 처리하고 정수 후 물의 색깔 문제와 잔류 망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공정 조건도 확보했다.

연구개발팀에 따르면 과망가니즈칼륨을 정수처리 공정에 적용하면 염소를 사용하는 경우보다 마이크로시스틴-LR의 산화 속도가 50배 이상 빨랐으며 소독 부산물의 생성을 방지할 수 있었다. 또 오존을 정수에 사용하는 경우와 달리 브롬계 부산물의 생성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이 연구는 2014년 5월부터 미래창조과학부의 '사회문제해결형 기술개발 사업' 중 하나로 추진돼 온 '녹조로부터 안전한 식수공급 체계 구축 사업'의 일부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이 대체 산화처리 기술이 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수처리제 약품 사용 인증을 받는 데 협조했으며, KIST, 한국수자원공사, ㈜블루텍은 이론적 규명과 최적 운전 조건 제공, 현장 자료와 기술 실증 자료 제공 등을 통해 힘을 보탰다.

이 정수처리 기술은 안전성 검토 등을 거쳐 정수처리에 이용될 수 있는 것으로환경부 고시를 통해 인정됐으나, 실제 정수장에서 쓰일지는 경제성 등을 감안해 지방자치단체나 수도사업자 등이 '결심'할 문제라고 이상협 책임연구원은 설명했다.

그는 "국가연구기관, 수도사업자, 벤처기업의 정확하고 유기적인 협력과 동시에 미래창조과학부와 환경부의 범부처 노력으로 이뤄진 결과물"이라며 "향후 녹조 문제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연구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solatid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